"경관이 정말 아름답다. 놀랍다."
2015 프레지던츠컵 경기가 막을 올린 8일 인천 송도에 위치한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파72ㆍ7,380야드) 각 홀을 돌다 갤러리들 틈 사이에서 파란 눈의 중년 여성을 발견했다. 그는 제이 하스 미국팀 단장과 가벼운 입맞춤을 했다. 서둘러 쫓아가 필드 위에서 그와 짧게 이야기를 나눴다. "하스 단장의 와이프다"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남편을 따라 한국에 오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남편은 세 번 이상 한국 땅을 밟았다. 하지만 나는 처음 왔다. 여기 오니 정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인터내셔널팀 아니르반 라히리(28ㆍ인도)의 아내 역시 감탄을 연발했다. 흡사한 외모에 '조던 스피스의 여자 친구가 아니냐'고 물은 기자의 결례에도 그는 환하게 웃으며 "라히리의 아내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방한했는데 인상 깊다. 이 곳 골프장이 정말 멋지다"고 혀를 내둘렀다. 통차이 자이디(46ㆍ태국)를 따라 다니던 그의 미모의 아내는 골프장의 경관에 놀라워하면서도 "전력이 강한 미국팀이 이길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남편 자이디는 인터내셔널팀의 일원이다.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은 서해 바다 풍광과 도심 빌딩 숲 등이 어우러진 국내 최고의 골프장이다. 대회장에는 구름 관중이 몰렸다. 세계랭킹 1위인 조던 스피스(22ㆍ미국)와 2위인 제이슨 데이(28ㆍ호주), 장타자 더스틴 존슨(31ㆍ미국)과 버바 왓슨(37ㆍ미국), 살아있는 전설 필 미켈슨(45ㆍ미국),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25)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보러 먼 길을 달려온 이도 있었다. 마산에서 온 한 남성은 "미켈슨의 오랜 팬이다. '필드 위의 신사'라는 별명처럼 오늘도 품격 있는 경기를 보여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주최 측은 "6일에는 5569명이, 7일에는 7,841명의 갤러리가 이곳을 찾았다. 오늘은 2만5,000여명의 갤러리가 방문한 것으로 추산된다. 주말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갤러리들 가운데 인터내셔널팀 응원단 '페나틱스(fanatics 광신도들)'가 특히 눈에 띄었다. 호주와 남아프리카공화국 팬 15명 내외로 구성된 이 응원단은 오프닝 세리머니부터 국내 야구장에서나 들을 법한 독특한 응원가를 준비해 불렀다. 응원단을 이끌고 있는 남아공 출신의 '디스코(가명)'는 "코스 어딘가에 미국팀 응원단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마주친다면 응원 경쟁을 하기보단 함께 즐기고 싶다"고 전했다.
수려한 경관의 골프장에서 많은 갤러리들이 열띤 응원을 펼쳤지만, 경기는 다소 일방적인 흐름으로 진행돼 아쉬움을 남겼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일본, 인도 등 7개 국가 선수들로 짜여진 인터내셔널팀은 이날 포섬 5경기에서 남아공 듀오 루이 우스트히즌-브랜던 그레이스 조를 제외하고 미국팀에 완패했다. 인터내셔널팀은 1승 4패로 승점 1점을 얻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인터내셔널팀은 9일 열리는 포볼 5경기에서 포섬 경기의 부진을 만회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사진=조던 스피스(위 가운데)-필 미켈슨-페나틱스 응원단(아래).
인천=박종민ㆍ이현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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