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율 상승 중… 선진국엔 크게 뒤져
우리나라에서 지난해 급성 심장정지로 구급차로 병원에 이송된 환자 가운데 5.1%만 살아 남아 퇴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상도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팀은 2006~2014년 국민안전처 중앙소방본부의 심폐정지 구급자료와 이를 토대로 질병관리본부가 구축한 국가심장정지 등록조사자료를 종합 분석한 ‘국내 심장정지 현황 보고서’에서 이같이 조사됐다고 8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급성 심장정지 건수는 2006년 1만9,477건에서 2014년 3만309건으로 1.5배 늘었다. 심장정지 환자는 10만 명 당 기준으로 9년 새 38.3명(남 49.5명, 여 29.2명)에서 49.5명(남 63명, 여 36.2명)으로 늘었다.
심장정지 평균 발생연령은 2006년 60.9세에서 2010년 62.8세, 2014년 65.3세로 높아졌으며, 원인으로는 심인성(72.3%)과 외상(13.7%)이 대부분이었다.
지역별 발생률(2014년, 10만 명 당 기준)도 큰 차이를 나타냈다. 제주가 84.5명으로 가장 많았고, 강원(64.7명) 충북(58.6명) 경북(57.6명) 충남(56.7명) 전남(55.5명) 전북(54.7명) 인천(53.6명) 경남(50.1명) 울산(48.9명) 경기(47.3명) 대구(45.8명) 서울(44.6명) 대전(44.5명) 부산(44.3명) 광주(38.8명) 순이었다. 연구팀은 “섬이나 농촌지역이 많은 광역 자치단체가 대도시보다 발생률이 높았다”며 “이들 지역의 고령환자가 느는 게 주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생존 퇴원률은 2006년 2.3%에서 2010년 3.3%, 2014년 5.1%로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미국ㆍ덴마크(10.8%), 일본(9.7%), 호주(8.8%) 등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심장정지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려면 무엇보다 병원으로 옮기기 전 가족이나 일반인의 즉각적인 심폐소생술이 필요하다. 이번 조사결과, 일반인의 심폐소생술 시행률은 2010년 3.2%에서 2014년 12.1%로 개선되고 있다. 특히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면 생존 퇴원율과 뇌기능 회복률이 각각 12.7%, 9.1%로 그렇지 않았던 경우(각각 4.0%, 2.0%)보다 훨씬 높았다. 신 교수는 “국내 급성 심장정지로 인한 사망자가 전체 사망률의 15%를 차지하고, 생존해도 뇌기능이 살아나지 않고, 이마저도 지역간 편차가 큰 게 문제”라며 “심폐소생술 교육을 늘리는 등 국가적인 마스터플랜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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