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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반등 노리는 힐러리의 위험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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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반등 노리는 힐러리의 위험한 선택

입력
2015.10.08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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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7일 아이오와주 카운슬 블러프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미국 공영방송 PBS와 인터뷰에서 "오늘 현재 내가 아는 범위 안에서는 TPP에 대해 찬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카운슬블러프=AP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7일 아이오와주 카운슬 블러프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미국 공영방송 PBS와 인터뷰에서 "오늘 현재 내가 아는 범위 안에서는 TPP에 대해 찬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카운슬블러프=AP 연합뉴스

이메일 스캔들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강력한 도전으로 대선 가도에 빨간 불이 들어온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타개책으로 위험한 홀로서기를 선택했다. 현직 대통령이자 흑인 유권자들의 절대 지지를 받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거리 두기’에 나선 것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7일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분야 치적으로 예상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공영방송인 PBS와 인터뷰에서 “오늘 현재 내가 알고 있는 바로는 TPP를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환율조작 문제가 협정에 포함되지 않아, 협정에 참여한 아시아 국가들과 연관된 환율조작으로 미국인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클린턴 전 장관은 “과거 종종 서류상으로 훌륭해 보이는 무역협정이 초래한 결과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우회적으로 부정적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이날 발언은 그가 국무장관 재직 시 TPP 전도사를 자임했던 것과는 180도 다른 것이다. 이런 입장변화는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오바마 대통령보다는 민주당 최대 지지기반인 노동계를 선택했다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이달 13일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첫 민주당 경선주자 토론회를 앞두고 핵심 지지층인 진보진영을 결집하려는 계산도 담겨있다.

클린턴 전 장관의 오바마와 거리두기 행보는 이 뿐만이 아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최근 민주ㆍ공화 양당의 대선 전초전이 된 ‘벵가지 특위’를 놓고도 오바마 대통령과 각을 세웠다. 지난 5일 NBC방송에 출연 “만약 내가 대통령이라면 의회가 정치적으로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벌이는 조사를 하지 못하도록 모든 일을 했을 것”이라며 클린턴 전 장관을 표적 삼아 공화당이 출범시킨 이 특위를 오바마 대통령이 막아주지 않은 것에 대해 비판했다. 벵가지 특위는 클린턴이 국무장관이던 2012년 9월 리비아 무장집단이 리비아 벵가지 소재 미 영사관을 공격해 대사를 포함한 미국인 4명을 살해한 사건을 조사하려는 조직으로, 클린턴에게 정치적 상처를 입히려는 도구라는 평을 받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또 총기 규제, 이민 개혁, 동성 결혼 등에서 오바마 대통령보다 훨씬 강력한 정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유세 과정에서 “집권하면 강력한 총기규제 방안을 추진하겠다”거나, “동성애 이슈가 대선 쟁점이 되도록 하겠다”며 민주당 지지 계층의 입맛에 맞는 주장을 잇따라 내놓았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은 클린턴 전 장관이 위험한 승부수를 띄웠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지율을 다시 끌어 올리기 위해 더욱 진보적이고 강경한 유권자들에게 정책 어젠다를 선보여 경선 레이스를 확실히 장악하겠다는 의도지만, 오바마 대통령을 절대 지지하는 흑인 유권자들이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지지를 유보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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