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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한의 머니익스트림] 실용과 위험 사이... 파생상품의 양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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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한의 머니익스트림] 실용과 위험 사이... 파생상품의 양면성

입력
2015.10.0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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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한의 머니익스트림] 2018년부터는 고등학교에서 지나치게 어려운 수학문제 출제가 금지된다. 그동안 어려운 문제가 '수포자(수학 포기자)'를 양산한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궁여지책으로 교육과정을 벗어나 평가하지 못하게 한 조치다.

파생상품의 복잡성과 위험성에 대한 논란이 이와 흡사하다. 금융에서 수학적 지식을 응용한 파생상품이 대세가 된지는 이미 오래다. 금리(예금)·환율(외환)·주가(주식)와 같은 기초자산의 가격변동 움직임을 상품화한 것이 파생상품이다. 파생상품은 1990년대 미국에서 냉전종식으로 우주개발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자 미국항공우주국(NASA) 물리학자들이 월가로 진출하면서 본격적으로 확산되었다. 당초 파생상품은 금융공학의 수학적 분석도구를 이용해 위험을 헷지하는 목적으로 탄생하였다. 대표적인 1차 파생상품인 선물, 옵션, 스왑거래에서부터 최근에 판매되는 ELS, ELT, ELF 등의 파생결합증권에 이르기까지 1,000여종이 훨씬 넘는 다양한 유형의 상품이 거래되고 있다. 파생상품은 자금흐름이 수반되는 전통적인 금융거래와 달리 거래당사자간 자금조건만을 교환함으로써 레버리지 효과가 큰 것이 특징이다.

요즘에는 파생상품시장의 폭발적 성장이 파생상품의 효용인 위험성 관리를 벗어나 오히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wag the dog)이 되고 있다. 파생상품거래가 현물시장과 괴리된 투기적 거래로 변이되면서 복잡성과 위험성도 더 높아지는 추세다. 가격변수의 잦아진 순간 폭락현상도 불안을 가중시킨다. 국내 파생상품 판매규모가 5년 새 4.2배나 늘어났다. 급기야 금융당국이 파생결합증권의 판매실태 조사에 나섰다. 상품의 수익구조가 투명하지 않아 전문성 없이는 대량적·표준적인 상품마저도 이해하기 어려워 불완전판매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요즘 수학에 대한 열기로 수학태교까지 성행하는 세태이지만, 수학에 몰두한 시간과 노력만큼 성적은 턱없이 오르지 않는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수학이 정말 실생활에서 필요한가 하는 의문으로 심지어 미적분 무용론까지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수학은 사회 여러 분야에서 기본이 될 뿐만 아니라 산업과 사회문제 등의 해결책을 찾아내는 실사구시의 학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파생상품도 변동성의 위험을 줄이는 유용한 상품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파생상품의 과도한 복잡성과 투자의 보편적 원칙을 벗어나는 위험성은 전문성이 부족한 투자자들을 또 다른 수포자로 만들지 않을까 우려되는 부분이다.

한국스포츠경제 webmaster@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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