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 이후 불거진 우리 정부의 ‘실기’ 논란과 관련해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냉정한 상황 판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박 회장은 7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TPP 타결 소식에 사방에서 (우리 정부가) 창설 멤버국에 들어가지 않은 것을 두고 마치 전 세계 무역의 40%에 가까운 시장을 놓친 것처럼 비난하는데, 모두가 흥분을 가라앉히고 쿨하게 상황을 보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마치 거대시장을 놓쳐버린 것처럼 표현하는 건 좀 거시기하다”면서 “어차피 지금부터 각 나라의 비준을 받고 효력이 발생하려면 1∼2년은 걸려야 하고 그동안 협상해서 참여하면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우리 정부가 처음부터 TPP에 참여했더라도 얻는 것보다 잃는 부분이 많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건이 나빠진다고? 그럼 처음에 들어갔으면 ‘웰컴 코리아’ 환영사 받으며 보무 당당히 그냥 참여 할 수 있는 조건들이었을까? 절대 아니다. 일본과 미국이 TPP 가입 대가로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들은 (우리 입장에선) 받아주기 곤란한 것들이 많다. 농산물 시장을 더 개방해도 괜찮다 했을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박 회장은 오히려 TPP보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수 밖에 없었던 당시 상황을 두둔했다. 그는 “한중 FTA를 미루고 TPP부터 추진했다면 지금쯤 몇 배 더 사방에서 혼내자고 했을 것”이라며 “이미 TPP 내 여러 나라와 FTA를 맺은 상황에서 미국,일본의 추가 요구를 받아 (TPP) 협상하는 것보다 한중 FTA는 당연히 우선순위에 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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