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선수가 공 하나 교차해 치는 방식
동포 대니 리-마크 레시먼 조가 조던 스피스-더스틴 존슨과 맞대결
제이슨 데이는 필 미켈슨 조와 만나
첫날 세계 랭킹 1, 2위 대결은 불발
뉴질랜드 동포 대니 리(25ㆍ한국명 이진명)가 2015 프레지던츠컵 첫날 포섬(2명의 선수가 1개의 볼을 번갈아 치는 방식) 매치에서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22ㆍ미국)와 샷대결을 펼친다.
인터내셔널팀과 미국팀은 7일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8일 열리는 포섬 매치 대진을 발표했다. 상대의 기선을 제압해야 하는 첫 날인 만큼 양측의 ‘눈치 싸움’이 상당했다. 기자회견석에 칸막이를 두고 마주 앉은 양팀 단장과 부단장들 사이에는 긴장감이 맴돌았다. 발표 제한 시간이 지나고도 조 발표를 망설이는 등 고심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발표 결과 첫 대결은 애덤 스콧-마쓰야마 히데키(인터내셔널팀)조와 버바 왓슨-J.B 홈스(미국팀)조의 대결로 결정됐다. 두 번째 매치에서는 루이 우스트히즌-브랜든 그레이스와 맷 쿠처-패트릭 리드(미국팀)조가 맞붙는다. 인터내셔널팀의 아니르반 라히리-통차이 짜이디는 세 번째 매치에서 리키 파울러-지미 워커를 맞이한다. 제이슨 데이-스티븐 보디치는 필 미켈슨-잭 존슨을, 대니 리-마크 레시먼은 조던 스피스-더스틴 존슨과 대결한다.
스피스 vs 데이 '흥행대박' 불발
기대를 모았던 세계랭킹 1위 스피스와 2위 제이슨 데이(28ㆍ호주)의 첫날 맞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시즌 내내 엎치락뒤치락했던 두 톱 플레이어는 로리 매킬로이(26ㆍ북아일랜드)와 함께 세계 남자골프를 3강 구도로 재편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프레지던츠컵에서 각 팀의 에이스 역할을 담당하는 두 선수의 맞대결에 관심이 모아진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닉 프라이스 인터내셔널팀 단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팀 단장으로서 팀을 위해 조편성하는 것이지 미디어나 팬들이 원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것만을 위해 조를 편성할 수 없다는 점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대니 리, 자존심 회복 기회 전의 활활
대니 리는 마지막 조에서 미국팀의 ‘필승조’인 스피스-존슨과 첫날 마지막 경기에서 맞붙는다.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그린브라이어클래식에서 PGA투어 첫 승을 거둔 대니 리는 앞서 “프레지던츠컵 싱글매치에서 스피스와 맞붙고 싶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스피스가 지난 7월 PGA투어 존디어클래식에서 대니 리의 2주 연속 우승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당시 대니 리는 18번홀에서 보기를 범해 공동 3위에 머물렀고, 스피스는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대니 리는 “포섬 매치는 일대일 대결이 아니기 때문에 ‘넘버원(세계랭킹 1위)’의 의미는 크지 않다”며 스피스를 맞이하는 각오를 밝혔다. 스피스 역시 “대니 리는 날씨, 시차, 코스 모든 면에서 어떤 선수보다 적응을 잘 했을 것”이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인터내셔널팀 "비기거나 1포인트 벌리면 성공"
맞붙는 상대도 중요하지만 두 선수가 하나의 공을 교차해서 치는 포섬 매치는 조를 이루는 파트너와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양팀 단장들도 기자회견을 통해 파트너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제이 하스 미국팀 단장은 “지난 2주 동안 조편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스피스와 존스는 거의 동시에 문자를 넣어서 같은 조에 넣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인터내셔널팀 역시 팀의 에이스인 데이의 조편성에 신경을 많이 썼다. 보디치는 데이와 같은 호주 출신으로, 데이와 보다 편안하게 호흡할 수 있을 전망이다. 프라이스 단장은 “보디치가 프레지던츠컵 첫 출전이긴 하지만 데이가 경험이 많아 잘 이끌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양팀은 첫날부터 포인트를 벌리기 위해 공격적인 플레이에 나설 전망이다. 프라이스단장은 포섬 경기에 어떤 점수를 얻고 싶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5-0”이라고 대답해 기자회견장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상대전적에서 1승1무8패로 밀리고 있는 인터내셔널팀은 주말까지 점수 차를 벌리지 않는 것이 목표다. 최경주 인터내셔널팀 수석부단장은 “첫날 비기거나 한 포인트 차이만 나도 성공적이다. 대진표는 막상 막하고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인천=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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