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 무시하고 난간 등에 중국산
국산 대비 저렴… 품질 떨어져
시공사 "내역서엔 국내산 명시돼 있지만 시방서엔 중국산도 무방" 억울
안동시 "설계내역서·시방서 다른 것은 사실… 재시공·차액환수할 것"
안동어린이도서관 시공사가 설계와 달리 국내산 대신 값싼 중국산 석재로 시공한 사실이 드러났다.
안동시와 건설사 등에 따르면 안동시 정하동 안동강남어린이도서관 내외장재로 시공사가 중국산 석재를 사용한 사실이 감독기관에 적발돼 재시공 중이다. 이 도서관은 신도청 시대를 맞아 안동시가 국비 25억원, 지방비 38억원 총 63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건립중인 것으로 올 연말 준공 예정이다. 10월 현재 공정률은 90%선으로 알려졌다.
안동시는 신도청 이전과 어린이전용이라는 상징성, 그리고 중국산이 국내산보다 품질이 떨어진다는 점 등을 고려해 마감재로 국내산 화강석을 사용토록 했다.
하지만 시공사는 일반 화강석 1,331㎡와 창문 밑에 쓰이는 창대석, 난간 등을 마무리하기 위해 올리는 두겁석, 변기턱 453m를 모두 중국산 석재로 시공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수입되는 중국산 화강석은 국내산보다 강도가 약하고 색상과 무늬가 균일하지 않고 습기에도 취약하다. 가격도 국내산보다 1㎡당 6,000원 가량 저렴하다.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건축물에 사용하는 화강석은 공사에 사용할 화강석에 대한 압축강도, 비중, 흡수율, 철분함유량 등을 분석한 시험성적표와 기준치를 충족하는 견본품을 감독기관에 제출한 뒤 실제 시공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질 중국산 화강석이 사용됐다는 것은 견본품만 국내산으로 제출했거나 감독기관이 묵인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시공사측은 “내역서에는 국내산 석재를 사용토록 명시돼 있지만 설계 시방서에는 중국산 석재를 사용해도 무방하다고 돼 있었다”며 “국내산은 물량확보가 여의치 않고 가격이 비싸 중국산을 시공했는데 뒤늦게 감독기관이 재시공을 요구해 어려움이 많다”고 억울해했다.
이에 대해 안동시 관계자는 “설계 내역서와 시방서에 각각 다른 내용이 있는 것은 맞지만 논란이 제기 된 만큼 국내산으로 대체할 수 있는 부분은 재시공하고 불가능한 곳은 단가를 비교해 차액을 회수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권정식기자 kwonjs5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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