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무형문화재 지정 후 첫 공연
11일 대구무형문화재제전서
대구시 무형문화재 제18호 ‘정소산 수건춤’ 예능보유자인 한국무용가 백년욱(70)씨가 ‘2015 대구무형문화재제전’이 열리는 11일 오후 5시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특유의 수건춤을 공연한다. 정소산류 수건춤은 194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후반까지 대구 무용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궁중 무희의 마지막 세대인 정소산 선생의 춤 원형이 보존된 입춤 형식으로, 백년욱씨는 지난 5월 시 무형문화재 지정 이후 처음으로 공개행사에 선보인다.
백씨는 “무형문화재 지정 후 첫 공식 공연이어서 가슴이 떨린다”며 “깊은 뿌리를 내려 아름다운 꽃을 피워 알찬 결실을 맺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소산류 수건춤은 제 9호 살풀이춤 이후 2번째 무용종목 무형문화재다.
11일까지 열리는 무형문화재 제전에는 대구시 지정 18개 무형문화재 전 종목에서 참가한다. 전시실에서는 하향주와 단청장 등 무형문화재 기능종목 보유자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주말에는 백년욱씨의 정소산류 수건춤을 비롯해 천왕메기 등 예능종목 공연이 펼쳐진다.
백씨는 1955년 열살 때 정소산 문하에 들어가 선생이 타계할 때까지 함께하면서 그의 춤세계를 터득했다. 1968년 첫 발표회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36회의 공식 발표회를 열었다.
백씨가 무형문화재 지정 시도 10년 만에 “경상도 사람 특유의 소박함과 투박한 속내를 닮은 춤으로, 정소산 선생의 춤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다”는 문화재위원들의 판정에 따라 지난 5월 지정됐다. 백씨는 “그 동안 ‘대구흥춤’이라는 이름으로 공연해 왔는데, 그 이름 때문에 지정에 어려움을 겪은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의 춤은 궁중무용과 민속무용이 결합돼 장중함과 단아함, 절제미와 즉흥을 동시에 내포한다. 형식이 아니라 감정의 즉흥성이 다양해서 즉흥무, 흥춤이라고도 한다.
백씨는 “춤은 조용히, 무겁게 춰야 한다. 춤은 거미처럼 춰야 한다고 배웠다. 거미가 집을 짓듯이 조용히, 무겁게, 큰 획을 긋듯이 춤을 춰야 한다는 가르침이 지금도 생생하다”며 “제자로서 무용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 춤을 잘 전승ㆍ보존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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