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폐유 매각량, 구입의 30%
7월 조사때 조리원 진술과 일치
"빼돌릴 재료 분리해 보관" 증언도
시교육청, 다른 비리까지 특별감사
충암고의 급식비리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감사결과에 대해 학교측이 사실무근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시 교육청이 급식비리를 뒷받침할 추가증거를 공개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7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 5월 충암고 급식운영 관련 1차 민원 조사를 한 결과, 2011년 9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식용유를 총 2,301통 구입해 252통을 폐유로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름 찌꺼기인 폐유는 통상 관련 업체에 일정 금액을 주고 팔고 판매대금을 학교 회계에 편입하도록 돼 있는데 충암고는 전체 사용량의 10.95%만 판 것이다. 다른 학교에 대한 표본조사에서는 통상 구입 식용유 대비 30~40%가 폐유였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매각된 폐유량이 적은 이유로 구입한 식용유를 모두 쓴 것이 아니라 일부를 ‘재탕 삼탕해’ 쓰고, 남은 식용유는 빼돌리고 이를 내다 팔아 매각대금을 착복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이 관계자는 추론했다. 전ㆍ현직 조리원 및 영양사 10여 명의 진술도 이 추론에 부합한다. 시교육청이 지난 7월 실시한 2차 민원 조사에 따르면 영양사 A씨 등은 “튀김 요리를 하기 위해 2일치 식용유 14통 구입하면 이중 4~5통을 쓰고 9~10통을 외부로 반출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충암고가 구입한 식용유 가운데 진술에 나온 정도의 양만 실제로 사용했다고 가정하고, 통상적인 폐유 발생 비율의 최소치인 30%를 적용했을 때, 충암고가 내다 판 폐유 수량과 일치한다는 점을 시 교육청은 밝혀냈다. 사용하지 않은 식용유를 무단 반출하는 식으로 학교 측은 5,154만원가량 횡령한 것으로 시 교육청은 추산하고 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의‘충암고 급식운영관련 민원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직원들이 조리에 들어가기 직전 사용할 재료와 빼돌릴 재료를 분리해 보관했다는 증언도 있다. 배송원 B씨 등은 “아침에 급식 식재료 검수가 끝나면 쓸 재료는 냉장고에, 일부 야채와 음료수, 소금, 설탕 등은 창고에 따로 보관했다”며 “오후에 과장이라는 사람이 나타나 탑차나 개인차에 아침에 빼놓은 식재료를 싣고 가는 장면을 수 차례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시교육청에서 추산한 식재료 횡령 금액 1억 5,000만원은 최소 금액이며 모든 품목에 대해 비리가 저질러졌을 경우 횡령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수사기관에서 계좌 추적과 압수수색 등을 통해 강력한 수사를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이르면 이 달 안에 충암고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급식 비리 뿐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도 유사 비리가 발견될 경우 학교 폐쇄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학교측은 교육청 감사결과를 수용할 수 없으며 교육청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는 입장이다.
김민정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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