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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 납치… 친구 암매장… 명의 훔쳐 불법대출까지… 20대 연인의 '잔혹 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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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 납치… 친구 암매장… 명의 훔쳐 불법대출까지… 20대 연인의 '잔혹 행각'

입력
2015.10.07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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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에 감금, 물고문에 이어 살인까지 여기에다 시신은 암매장하고, 돈을 벌기 위해 장기매매도 시도했다면…. 이처럼 영화에서 나오는 끔찍한 장면들이 실제로 벌어졌다.

평소 알고 있는 지인을 살해한 뒤 야산에 암매장하고, 살해된 피해자의 명의를 도용해 불법대출까지 받은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더욱이 이들은 청소년들을 범죄에 합류시키고 또 다른 지인을 납치, 협박해 부정대출을 받아 가로 챈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7일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따르면 신모(25·무직)씨와 강모(27·여·대학생)씨 등 5명을 강도살인 등의 혐의로 지난 3일 구속하고 공범인 박모(19)군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범행에 가담한 서모(16)군 등 2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조사 이들의 범행은 계획적이고 치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인관계인 신씨와 강씨는 자신이 빌린 대출금을 갚고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학교 동창과 사회 선후배를 끌어 들어 지난 6월부터 범행 계획을 세웠다. 강씨의 전주 모 대학 동창인 전모(27)씨가 첫 상대로 걸려 들었다. 지난 8월3일 강씨 등은 전주에서 만나 술을 마셨고, 전씨가 술에 취하자 경남 진주의 한 모텔로 유인, 감금했다. 감금된 전씨는 이들에게 날마다 폭행에다가 물고문까지 당하면서 자신의 명의로 600만원을 대출받는데 협조했다.

특히 10대들도 포함된 이들은 전씨의 장기를 팔 목적으로 인천과 경기도 안산, 충남 논산 등에 10일 동안 끌고 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장기매매가 생각과 달리 쉽게 이뤄지지 않자, 겁에 질린 전씨가 경찰에 신고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자 풀어줬다.

첫 번째 범행이 성공에 이르자 이들은 더 대담해졌다. 곧바로 같은 달 25일 두 번째 범행에 나섰다. 이번에는 강씨의 동거남인 신씨가 자신의 고향 친구인 조모(25)씨를 유인했다.

이들은 사전에 조씨를 만나 술을 마시면서 회사명과 직책 등 세부적인 신상을 알아냈다. 납치된 조씨가 대출받기를 거절하는 등 완강하게 저항하자 이들은 안산역 인근 도로를 달리던 차량 안에서 조씨를 목졸라 살해한 뒤, 강씨의 고향인 경남 함양의 한 야산에 시신을 유기했다.

급기야 살인을 저지른 이들은 조씨의 신분증과 재직증명서 등을 가지고 저축은행 등에서 10여 차례에 걸쳐 소액대출을 받은 등 총 5,000만원을 대출 받았다.

한편 경찰은 이들의 여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다른 사람의 명의로 불법대출을 하는‘작업 대출’을 하려다 여의치 않자 지인을 상대로 살인을 저지르고 장기매매까지 모의했다”며“이들의 범행은 영화처럼 계획적이었고, 죄의식이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에게서 풀려난 전씨는 현재 극도의 불안감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주=박경우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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