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에 사는 주부 김모(56)씨는 한 달 전부터 귀가 먹먹한 느낌과 함께 자꾸 머리가 아팠다. 귀에 물이 들어갔을 때처럼 소리가 울려서 들렸다. 가까운 병원에서 항생제를 처방 받아 먹었지만 심한 어지러움에다 구토 증상까지 생겨 종합병원을 찾았고, ‘메니에르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김씨처럼 어지러움, 청력 저하 등을 동반하는 메니에르병을 앓는 사람이 지난 4년간 4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0년 7만6,000여명이었던 메니에르병 환자는 지난해 11만1,000여명으로 43% 늘었다. 특히 지난해 전체 진료환자 10명 중 7명은 여성(7만9,000명)으로, 남성(3만2,000명)의 2.4배나 됐다. 연령별로는 40대 이상 환자가 70% 정도로 가장 많다. 구체적으로는 70대 이상(25%) 50대(21%) 60대(19%) 40대(16%) 순이었다. 메니에르병은 어지러움, 청력 저하, 이명(귀 울림), 귀가 꽉 차거나 막혀 있는 느낌 등이 나타나는 질병으로, 20분 이상 심한 어지러움이 계속되기도 한다.
이 병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편두통 환자의 발병률이 높고, 가족력이 있는 경우도 20%가량 된다. 한수진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여성이 남성보다 많은 것은 임신 및 여성 호르몬 변화, 스트레스 호르몬이 작용하는 것으로 추측된다”며 “현기증을 유발하는 요인인 스트레스 과로 불면 등 육체적인 피로를 피하고 염분과 카페인 음료의 과다한 섭취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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