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4%서 1.3%P나 내려
메르스 탓 내수·수출 부진 반영
세계 성장률도 3.3%→3.1%로 하향
선진국보다 신흥국이 조정폭 커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로 또 다시 낮췄다. 지난해 10월 전망치(4.0%)와 비교하면 1년 만에 1.3%포인트나 낮아진 것이다. 그만큼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신흥국을 중심으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IMF가 6일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에 따르면, IMF는 올해 한국 경제가 2.7%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5월 한국-IMF 연례협의 최종보고서에서 밝힌 3.1%에 비해 0.4% 포인트 낮아진 전망치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3.5%에서 3.2%로 내려 앉았다.
앞서 IMF는 지난해 10월 예측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4.0%로 예상했다가, 올 들어 3.7%(2월) →3.3%(4월) →3.1%(5월) →10월(2.7%) 등 연이어 하향 조정했다. 4%대였던 전망치가 1년 만에 2%대로 추락한 것이다.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가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된 것에 대해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상황이 좋지 않았던 2분기 실적이 업데이트되면서 성장률이 내려간 것으로 보인다”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영향으로 내수가 나빠졌고, 세계경제 침체로 수출이 부진했던 현상이 성장률 전망치에 반영된 것”이라 풀이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보통은 저유가가 성장에 기여하지만 지금은 (산유국 경기 침체와 수출단가 인하로 인한) 수출 부진과 생산 위축의 결과를 낳고 있다”며 “3분기 1.0%, 4분기 0.7%의 분기성장률을 기록하더라도 올해 한국 성장률이 2.5%를 넘기 힘겨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IMF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 역시 기존의 3.3%에서 3.1%로 하향 조정했다. 선진국(2.1%→2.0%)보다 신흥국(4.2%→4.0%)의 조정폭이 컸는데, 특히 브라질(-1.5%→-3.0%), 러시아(-3.4%→-3.8%), 남아프리카공화국(2.0%→1.4%)의 전망치가 크게 떨어졌다. 미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저유가와 주택시장 개선 덕분에 2.5%에서 2.6%로 올라갔고, 중국은 기존의 6.8% 전망치가 유지됐다.
IMF는 “중국 경기침체 우려, 낮은 원자재 가격, 달러화 강세 등 위험 요인이 도사리고 있다”면서 “선진국은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며 확장 재정정책 및 수요중심의 구조개혁을, 신흥국은 위험 요인을 해소할 정책 및 신속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미국에 대해서 “금리인상은 물가상승 신호가 명확해지고 노동시장이 개선될 때를 기다려야 한다”며 연내 금리인상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세종=이영창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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