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홍 의원 “특혜입학 가능성”…부산대는 관련 자료 제출 거부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들의 자녀가 부산대 로스쿨에 특혜 입학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교수 부모의 후광으로 입학한 현대판 ‘음서제’(고려ㆍ조선시대 상류층 자손을 특별히 관리로 채용하는 제도)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6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립대ㆍ국립대병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유기홍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불과 3년 사이에 부산대 로스쿨 교수 2명의 자녀 3명이 아버지가 교수로 있는 로스쿨에 입학했다”며 특혜 입학 문제를 제기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부산대 로스쿨 A교수의 딸과 아들 및 B교수의 아들이 지난 2009~2011년 사이 부산대 로스쿨에 입학했다. 유 의원은 “자녀들이 입학 과정에서 어떤 특혜를 받았는지 여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혜 입학 의혹이 제기됐지만, 부산대 측은 관련자들의 입학 전형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않아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유 의원은 “지난 한 달 동안 당시 면접에 들어간 교수 명단과 해당 학생들의 전형 자료를 요구했으나 부산대 로스쿨은 아직까지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이 때문에 아버지인 해당 교수 2명이 자녀 3명의 입학 전형 과정에서 제외됐는지 여부도 확인이 불가능해 의혹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대가 자료 제공을 거부하면서 자녀들의 학부가 어디인지, 입학 점수는 어떠했는지 등이 모두 베일에 싸인 상태다.
학계에서는 교수로 재직중인 아버지들이 입학전형에서 제외됐다 하더라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교수 아버지가 자녀 석박사 논문을 써주고 다른 교수들이 이를 통과시켜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이날 국감에 참석한 안홍배 부산대 부총장에게 관련 자료 제출을 재차 요구했다. 그러나 안 부총장은 “자료에는 자기소개서 등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지켜야 하는 민감한 내용들이 포함됐다”며 “교문위 의원의 3분의 1 이상이 동의하면 제출하라는 법률 자문을 받았다”고 자료 공개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이에 대해 박주선 교문위원장은 “국회 증언 및 감정법에 따르면 군사외교 등 국가기밀 사항이 아니면 어떤 자료도 제출 거부할 수 없다”며 “부산대 로스쿨의 입장은 정당한 사유로 보기 어려워 위증 등으로 상임위에서 고발이 될 수도 있다”고 자료를 제출하라고 촉구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가뜩이나 사법시험 존폐 여부가 논란인 상황에서 부산대 로스쿨 특혜 입학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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