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증권 주진형 사장 사진제공=연합뉴스
한화투자증권이 내우외환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회사 내부에선 일선 지점장들이 주진형 사장을 공개 성토하고, 기존 고객들은 서비스선택제에 반발해 일탈 조짐을 보이고 있는 형국이다.
한화증권의 지점장 54명 전원은 지난 2일 협의체를 구성하고 사측에 맞서 단체 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5일 사내 인터넷망에 서비스 선택제에 반대하고 주진형 사장의 불통 경영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 서비스 선택제, 대체 뭐길래?
지점장들이 주진형 사장에게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은 5일부터 시행된 서비스선택제 때문이다. 주 사장은 지난 8월 "10년 넘게 궁리하고 1년이 넘게 준비한 것"이라며 서비스 선택제 시행을 예고했다. 그러나 수수료 수입이 줄어들 것을 염려한 지점장과 직원들은 이 제도에 반대했고, 한화 증권의 내부 갈등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서비스선택제는 기존과는 다르게 주식투자 시 상담이 필요한 고객(컨설팅 계좌)과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는 고객군(다이렉트계좌)으로 분리해 관리하는 제도다.
컨설팅 계좌를 선택한 고객에 대한 수수료는 종전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다이렉트 계좌를 선택한 고객의 경우 건당 6950원의 수수료가 부과돼 분할거래 횟수만큼 수수료가 늘어나는 구조다.
주 사장은 고객들이 잦은 매매를 하게되면 수수료 폭탄으로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건전한 장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이 같은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상당수 고객들이 단타매매를 하고 있고, 매매횟수가 줄어들면 일선 영업점의 수수료 수입도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대내외적으로 큰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이다.
서비스선택제 첫나린 5일 서울의 한화증권 지점에선 한 고객이 "건당 수수료 부과체제로 변경된지 몰고 1주씩 주문을 넣었다가 250만원 약정에 130만원의 수수료를 물게 됐다"며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한화증권 콜센터에도 "수수료가 비싸 타사로 계좌를 옮기겠다"는 한의전화가 잇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3분기 한화증권이 자체 조사한 순수추천고객지수는 '-13.5'로 악화됐다. 이 수치가 '라는 것은 고객들이 타인에게 한화증권을 추천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 주진형 사장, 독불장군식 경영으로 직원들과 잦은 마찰
한화증권 내부의 갈등은 서비스 선택제로 표면화 됐지만 증권업계에선 "이미 예견된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 사장은 지난 2013년 9월 취임한 후 고객보호를명분으로 과감한 개혁조치를 시행해 왔다.
증권회사로는 처음으로 사내 편집국을 설치하는가하면 매도리포트 확대, 지점별 성과급 체계 개편 등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매도리포트 확대 방침 때문에 리서치센터의 애널리스트들이 상당수 회사를 떠나는 등 직원들와 끊임없이 마찰을 빚어왔다.
한화그룹과의 관계도 원만하지 못해 주 사장은내년 3월 임기종료와 함께 회사를 떠나기로 확정된 상태다. 한화'F은 지난달 21일 여승주 한화그룹 부사장이 차기 사장으로 내정했다.
이처럼 주 사장이 '시한부 임기'를 수행중인 가운데 서비스선택제를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어 내부갈등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 사장은 지난달 중순 이후 서비스선택제에 반발해 연판장을 돌리고 사장실 앞 시위 등을 한 지역사업부장 3명과 지점장 1명 등 총 4명에게 자택 대기발령 징계를 조치했다.
한화증권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큰 틀에서 주진형 사장의 개혁조치들은 평가받을 만하다. 하지만 한국증권업의 영업현실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았고 개혁과정에서도 임직원들과 원활히 소통을 하지 않는 바람에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내분사태가 벌어졌다"고 평가했다.
김재웅 기자 jukoas@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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