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넥센-SK 와일드카드 1차전 필승 위해 팀 최고 에이스 선발로
이택근 "SK 올라오느라 고생 했다"
조동화 "아내가 준PO 짐까지 싸줘"
각팀 캡틴들 미디어데이서 신경전
넥센 앤디 밴헤켄(36)과 SK 김광현(27)이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염경엽 넥센 감독과 김용희 SK 감독은 6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이들 두 투수를 각각 1차전 선발로 예고했다. 염 감독은 “한 경기에서 끝내야 그 다음 단계에서 여유를 갖고 시작할 수 있다”며 “성적이나 여러 가지를 다 따졌을 때 승리할 수 있는 첫 번째 조건이 밴헤켄”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김광현과 메릴 켈리가 있는데 상대 전적을 봤을 때 김광현이 던진 이닝은 적지만 효과적으로 상대했다는 판단을 했다. 또 큰 경기 경험이 많다”고 말했다.
밴헤켄과 김광현은 올해 상대 타자를 잘 공략했다. 이번 시즌 15승8패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한 밴헤켄은 SK전에 네 차례 나가 2승 평균자책점 1.73으로 강했다. SK 타자 중 밴헤켄과 10차례 이상 맞대결한 타자 중 상대 타율 3할을 넘긴 선수는 없다.
14승6패 평균자책점 3.72의 시즌 성적표를 받아 든 김광현은 8월20일 목동 넥센전에 한 차례 등판해 승패 없이 6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상대 4번 타자 박병호와는 세 차례 맞붙어 볼넷 1개를 내주고 2타수 무안타로 막았다. 김광현에게 유독 약했던 박병호는 “못했던 점을 토대로 공략법을 찾겠다”고 다짐했다.
양 팀 감독은 에이스들이 맞붙는 만큼 큰 점수는 나지 않을 것으로 봤다. 1차전이 몇 점 차 승부로 될 것 같은지를 묻는 질문에 나란히 손가락 세 개를 펼쳤다. 염 감독은 김광현에 대해 “쉽게 공략할 수 있는 투수가 아니다. 좋은 슬라이더와 포심을 갖고 있다. 슬라이더에 많이 당했는데 이 부분을 열심히 준비했다. 한 선수가 쳐서 해결될 건 아닌 것 같다. 큰 경기는 결국 팀의 중심 선수들이 이끌어줘야 한다. 박병호, 이택근, 유한준, 김민성, 윤석민이 히어로(영웅)가 돼야만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밴헤켄에 대해 “워낙 훌륭한 투수다. 투구 템포가 빨라 공략하기 어렵다. 작년에 좋은 기록(20승)을 보여줬고, 올해도 마찬가지다. 경기 초반 득점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큰 경기는 많은 점수가 안 날 수 있어 적은 점수로 지켜나가야 한다. 올 시즌 우리 팀은 타격보다 투수로 승부한 적이 많다. 초반 밴헤켄 공략에 승부가 달렸다”고 설명했다.
이날 선수들의 심리전도 치열했다. 넥센 박병호는 “페넌트레이스에 아쉬움이 있기 때문에 절실함으로 1차전에 끝내겠다”고 했다. 주장 이택근은 “SK가 올라오느라 고생 많았다”며 “첫 번째 게임에서 끝냈으면 하는 생각밖에 없다”고 심리전을 펼쳤다.
반면 SK 캡틴 조동화는 “아내가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이 열리는) 잠실까지 갈 짐을 싸줬다. 천천히 집에 오라고 하더라. 와일드카드로 계기가 생겼으니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해 대구에 가서 동생(조동찬ㆍ삼성)과 밥을 먹겠다”고 재치 넘치는 출사표를 던졌다. 마무리 투수 정우람은 “당초 생각했던 것만큼의 순위는 아니지만 이렇게 올라왔으니 더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아직 갈 길이 멀다. 계속 이겨 팬들에게 좋은 선물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양 팀은 시즌 막판 상반된 분위기를 보였다. 넥센은 막판 두산과의 3위 싸움에서 밀린 반면, SK는 최종전을 승리하고 두산이 5위 경쟁 팀 KIA를 꺾어 극적으로 가을 야구 티켓을 거머쥐었다. 염 감독은 “지난 2년간 선수들에게 즐기라고 했는데 올해는 즐기면 안 된다. 한 경기, 한 경기 절실하게 해 한 단계씩 올라갈 수 있도록 해달라는 주문을 했다”고 밝혔다. 박병호는 “정규시즌 막판 안 좋았던 기억은 다 잊어야 한다. 전광판에 나오는 기록도 다 지워진다”며 “새로운 마음으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용희 감독은 “정말 어렵게 잡은 기회다. 너무 긴장해서도 안 되고, 적당한 긴장도 가질 필요가 있다. 일단 길게 보고 있고 우선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통과하겠다”고 말했다. 조동화는 “정규시즌 막판 우리는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기분으로 매 경기를 했다. 최종전(3일 인천 NC전)에서 나주환이 역전 홈런을 치는 순간 기세가 완전히 올라왔다.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만큼 팀에 뭉치는 힘이 생겼다. 알아서 희생번트를 하고, 경기에 뛰지 않는 선수들도 더그아웃에서 소리 높여 응원했다. 기세가 오른 상태”라고 자신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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