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 졸속 추진 논란이 국회에서도 이어졌다. 여당 의원들조차 정책 보완을 주문했을 정도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미국 내에서 추수감사절(11월 넷째주 목요일) 다음날에 대대적 연말 할인시즌을 열어 내수를 진작시키는 이벤트다. 우리 정부도 경기침체 극복과 내수 진작을 명분으로 지난 1일부터 2주간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특히 오영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인터넷쇼핑몰과의 가격비교를 통해 정부의 졸속 추진을 꼬집었다. 오 의원에 따르면 170만원짜리 43인치 TV는 43% 할인률을 내세웠지만 인터넷쇼핑몰에선 54%나 싸게 팔고 있다. 또 319만원짜리 냉장고를 18% 할인해 295만원에 판매한다고 했지만, 인터넷쇼핑몰 최저가는 216만원이었다.
오 의원은 “가을 정기세일과 별 차이가 없어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를 떠올렸던 국민과 소비자들이 실망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를 정례화하겠다지만 미국과 우리나라의 유통구조가 다른 점을 고려할 때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오 의원은 ‘내수 진작 효과가 크다’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주장에 대해 “일부 백화점 매출이 올랐지만 지금은 ‘그랜드 세일’ 기간인데다 중국 국경절로 인해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들어왔기 때문 아니냐”고 반박했다. 그는 “한달 반 준비한 행사가 졸속ㆍ부실로 진행됐는지 돌아보라”되돌아봐야 한다”며 “보여주기식, 실적 부풀리기식 행사를 하면 안 되고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여당 의원들은 정부 측 논리를 일부 방어하면서도 정책 보완을 주문하는 데에는 한목소리를 냈다. 장윤석 새누리당 의원은 “백화점은 매출이 증가했지만 전통시장과 중소기업 제품과 관련해선 별 실속이 없고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있다”며 “정부가 나름대로 뜻을 가지고는 했지만 ‘소비자 만족도가 기대만큼 아니다’는 얘기가 있으니 사후 평가를 잘해서 내년도에 더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여야 의원들의 연이은 지적에 “유통구조는 미국과 다르지만 내수 회복 차원에서 기여하고 있다”며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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