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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자유-여행지 버킷리스트] 설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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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자유-여행지 버킷리스트] 설악산

입력
2015.10.0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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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풍이 내려 앉은 설악산. 한국스포츠경제 DB

단풍 들어야 가을 온 거다. 가을 오면 만산에 단풍무리 내려 앉지만 단풍 명산은 따로 있다. 산세와 고운 단풍이 잘 어우러져야 명산 반열에 든다. 밋밋한 몸체에 단풍만 붉거나, 능선은 멋진데 마른 단풍만 가득하면 눈이 가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그 유명한 설악산은 명실상부 단풍 명산이라 할 만하다. 거칠고 웅장한 산세와 단풍이 잘 어우러진다.

설악산에 첫 단풍 소식이 들려왔다. 가을, 설악산에 오를 계획 있다면 천불동계곡을 기억한다. 장쾌한 산세와 단풍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덕에 설악산 최고 단풍 비경으로 꼽히는 곳이다. 들머리부터 계곡 끝까지 서너시간 걸린다. 가을볕 즐기며 여유롭게 한나절 단풍놀이 즐길 코스로 적당하다.

천불동은 비선대에서 대청봉 가는 중간에 있다. 계곡 일대에 부려진 암봉과 바위들이 마치 1,000개의 불상처럼 보인다고 해 붙은 이름이다. 계곡을 다라 맑은 계류가 흐른다.

골 깊고 길 험한 천불동은 일반인의 접근이 힘든 계곡이었다. 그러나 계곡과 벼랑에 쇠다리가 놓이고 등산로가 정비되면서 누구나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는 코스가 됐다. 양폭까지 길이 어렵지 않다. 경사가 대체로 순하고 등산로도 잘 정비돼 중학생들도 쉬엄쉬엄 오를 정도다.

설악동 소공원에서 출발해 와선대, 비선대, 귀면암을 차례로 지나면 양폭이다. 여기서 약 10분을 더 가면 천불동의 마지막 폭포인 천당폭포에 닿는다. 산 좋아하는 이들은 양폭 지나 희운각을 거쳐 대청봉까지 내달리지만 단풍놀이가 목적이라면 천불동까지가 딱 좋다.

중간중간 볼거리도 챙긴다. 등산로 초입에 위치한 신흥사는 신라 때의 고찰이다. 9층 석탑에는 석가모니의 사리가 봉안돼 있다. 등산로 길목에 거대한 불상인 '통일불'도 눈길을 끈다.

와선대와 비선대는 거대한 바위가 인상적이다. 와선대에서 신선이 누워 쉬었다가 비선대에서 하늘로 올랐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비선대는 널찍하고 거대한 바위가 한개의 소를 이룬다. 옆으로 장군봉, 미륵봉(장군봉), 형제봉, 선녀봉이라 이름 붙은 세 암봉들이 웅장하게 솟아있다. 미륵봉 중턱에 금강굴이 있다. 금강굴에서는 천불동과 울산바위, 멀리 동해까지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더 가면 귀면암이다. 이름처럼 바위가 귀신 얼굴 닮은 모양새가 눈길을 끈다.

오련폭포 주변은 천불동 중에서도 단연 비경으로 꼽힌다. 깎아지른 암봉과 깊은 계곡, 너른 반석과 거대한 바위들이 어우러진 풍광이 장쾌하다.

오련폭포에서 조금 더 가면 양폭이다. 물줄기가 시원스레 떨어지고 폭포 아래 담은 옥빛이다. 양폭지나면 천당폭포다. 천불동 계곡의 마지막 폭포다. 규모가 웅장하지는 않지만 바위를 이리저리 타고 흐르는 물줄기가 운치가 있다.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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