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직행 티켓 획득을 위해 피할 수 없는 일전을 펼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8일 밤 11시55분(한국시간) 쿠웨이트시티 국립경기장서 중동의 강호 쿠웨이트와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원정 경기를 벌인다.
한국과 쿠웨이트는 G조에서 나란히 3전 전승(승점 9점)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한국이 골득실에서 쿠웨이트(조 2위)에 1점차로 앞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각 조 1위가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직행할 수 있는 만큼 쿠웨이트전 승리는 필수적이다. 조 2위로 내려앉을 경우 다른 조 2위와 성적을 비교해야 하는 불안한 상황이 닥칠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5일 장도에 오르기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에게 "조 1위와 2위의 싸움으로 승점 6점짜리 경기나 마찬가지다. 상당히 힘든 경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슈틸리케호는 손흥민(23ㆍ토트넘)과 이청용(27ㆍ크리스털 팰리스)이 제외된 21명으로 꾸려졌다. '전력의 핵'인 선수들이 빠진 만큼 쿠웨이트전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쿠웨이트전 승리의 열쇠는 남태희(24ㆍ레퀴야)와 지동원(24ㆍ아우크스부르크), 기성용(26ㆍ스완지시티)이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태희는 손흥민과 이청용의 빈자리를 메울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별도의 현지 적응이 필요 없는 '중동파'라는 점은 그가 가진 장점 중 하나다. 슈틸리케 감독은 과거 카타르 프로축구 1~2부에서 지도자 생활을 할 때 남태희를 눈여겨봤다. 남태희는 지난달 라오스와 레바논전 명단에서 제외됐지만 핵심 선수들의 부상, 중동 원정이라는 특수성이 맞물리면서 다시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남태희는 공격 진영에서의 움직임과 패싱력 등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측면과 중앙을 오갈 수 있기 때문에 출전이 유력시되는 이재성(23ㆍ전북 현대), 권창훈(21ㆍ수원 삼성) 등과도 좋은 호흡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동원과 기성용의 활약도 주목할 대목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에 김신욱(27ㆍ울산 현대) 대신 지동원을 원톱 자원으로 발탁했다. 지동원(187cm)은 김신욱(196cm)보다 키가 작지만, 스피드가 빠른 공격수다. 기동력을 갖췄기 때문에 원톱은 물론 2선 공격수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물론 그의 발탁에는 '시험'의 명분도 깔려 있다. 지동원은 클럽에서 골 감각에 문제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6개월 만에 대표팀에 승선했다. 기존 석현준(24ㆍ비토리아)과의 원톱 경쟁을 다시 펼쳐야 하지만 그라운드를 밟을 경우 존재감을 보여야 다음 발탁도 기대해볼 수 있다.
'정신적 지주' 기성용의 임무도 막중해졌다. 대표팀 붙박이 손흥민과 이청용이 전력에서 제외된 상황에서 선수들의 분산된 정신력을 끌어 모을 수 있는 선수는 기성용이다. 기성용은 중원을 맡고 있으며 이번 쿠웨이트전에서도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흐트러진 공수를 조율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그의 패스가 쿠웨이트전 대표팀 공격의 흐름은 물론 전체 전력까지 좌우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남태희-지동원-기성용(위부터 순서대로, KFA 제공).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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