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포항공항 재취항, 시큰둥한 항공사 속타는 포항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포항공항 재취항, 시큰둥한 항공사 속타는 포항시

입력
2015.10.05 20:00
0 0

지난해 7월 폐쇄 후 활주로 재포장 내년 1월 재개항 불구 재취항 희박

대한항공 등 "사업성 없다" 외면

10년새 승객 3분의 1로… KTX영향·올해 포항직결선… 엎친 데 덮친 격

포항시, 50인승 소형항공사 추진

경북도, 20억원 출자 요청에 "…"

지난 여름 인부들이 포항공항에서 특수 콘크리트로 활주로를 높이면서 재포장하고 있다.
지난 여름 인부들이 포항공항에서 특수 콘크리트로 활주로를 높이면서 재포장하고 있다.

포스코 신제강공장 고도제한 문제 해결 등을 위해 실시중인 포항공항 재포장공사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지만 공사 때문에 운항을 중단한 민간항공사들이 재취항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어 포항시의 속이 타 들어가고 있다. 지난 4월 KTX 포항 직결노선 개통으로 국내선 수요가 거의 없어 제주노선 하나만 바라보고 비행기를 띄우긴 어렵기 때문이다.

포항시 등에 따르면 포항공항 보수 공사는 2,133m에 달하는 노후 활주로를 성토ㆍ재포장하고 최신식 레이더 등을 갖추는 공사로 지난해 7월부터 항공기 운항을 전면 중단하고 진행 중이다. 9월 현재 공정률은 67%로 내년 1월쯤 재개항할 예정이다.

포항시는 활주로 공사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만큼 국내 유명항공사를 상대로 재취항을 요청하고 나섰지만 한결같이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고개를 내젓고 있는 실정이다. 공사 이전에도 이용객이 적어 운항중단을 고민하던 차에 지난 4월 KTX 포항 직결선이 개통하면서 포항-서울간 항공승객 대부분을 흡수했기 때문이다. 2003년 64만5,494명이던 포항공항 이용객은 KTX 신경주역이 개통하고 대구-포항간 고속도로 개통 등 육상교통환경이 개선되면서 2013년에는 23만9,516명으로 3분의1로 줄었다. KTX 포항노선이 개통한 지금은 이용객이 이보다 훨씬 줄 것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사는 최근 서울역에서 국토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포항공항 재개항 관련 관계기관 회의’에서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저가항공사들도 인구 50만의 포항시 수요만으로는 포항-제주노선도 운항이 어렵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포항시는 경북도와 포항시가 출자하는 지역항공사 설립을 통해 포항공항을 유지할 계획이지만 여의치 않다. 시는 지난달 지역구 경북도의원들과 현안을 논의하는 조찬 간담회에도 5대 건의사항에 항공사 법인 설립 지원을 요구했지만 명쾌한 답변을 얻지 못했다.

포항시는 박승호 시장 시절이던 지난 2012년 한국교통연구원에 의뢰해 ‘50인승 이하 소형 항공사 설립 시 경제성 있다’는 연구 용역 결과를 얻었으나 경북도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용역을 할 때와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진 데다 울릉공항 때문에 신경 쓸 겨를이 없어 보인다. 울릉공항 활성화를 위한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성공여부가 불확실한 포항공항에 투자할 여력이 없어 보인다. 포항시는 지역기반 항공사 설립에 필요한 초기자본금 400억원 중 경북도에 20억원 출자를 요청한 상태다.

경북도 관계자는 “울릉군이 울릉공항 개항에 따른 항공사설립과 관련한 용역 조사결과가 11월에 나오면 그 결과를 토대로 투자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며 “당장 운항 재개가 불투명한 포항시의 사정은 이해되지만 경북도 역시 쉽게 결정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사실상 포항공항을 기반으로 운항할 지역항공사 설립은 어렵다는 뉘앙스로 읽힌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지난 2013년부터 경북도에 출자 참여를 요구했지만 명확한 답을 얻지 못했고 더 이상 기다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국내 항공사의 포항노선 운항을 계속 설득하는 것과 동시에 경북도가 곤란하다면 자치단체는 포항시만 출자해 지역항공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고 말했다.

포항공항에는 활주로 재포장공사 이전에 한국공항공사 포항지사와 국토교통부 포항공항출장소, 항공기상대 등에 140명의 인력이 근무해 왔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