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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日 전범·군수기업 등에 5년간 4조5000억원이나 투자"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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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日 전범·군수기업 등에 5년간 4조5000억원이나 투자" 질타

입력
2015.10.0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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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국감 지적에도 변화없어… 국익 해치는 기업엔 투자 말아야"

5일 오전 전북 전주시 덕진구 국민연금공단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오전 전북 전주시 덕진구 국민연금공단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북 전주 국민연금공단 본부에서 5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서 일본 전범기업 등에 최근 5년 간 4조5,000억원이나 투자한 것을 두고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일본 전범기업은 2차 대전 당시 전쟁용 군수 물자를 생산하기 위해 조선인을 강제 동원해 막대한 이익을 올리는 등 전쟁범죄 행위에 적극 가담했고, 전후에는 이를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을 뜻한다.

인재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받은 ‘일본 방위성 중앙 조달 계약자 투자 현황’등에 따르면, 2011년부터 올해 6월까지 최근 5년 간 일본 전범기업, 군수기업, 역사왜곡기업, 야스쿠니 신사 지원기업 등에 4조5,000억원이 투자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의 일본 기업 투자규모(약 16조원)의 28%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인 의원은 “일본이 70년 만에 전쟁 가능 국가가 되었는데, 국민연금은 한반도에 위협이 될 수 있는 기업들에게 투자하고 있다”며 “국익을 해치는 행위를 하는 기업에 투자하지 못하도록 투자원칙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도 “지난 국감 때에도 지적했지만 변한 게 없다”면서 “수익이 나기 때문에 투자한다지만 관련 자료는 제출하지 않아 이마저 확인할 길이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연금 공단이 투자한 곳에는 미쓰비시 중공업, 미쓰비시 전기 등 전범기업 97곳(3조원)과,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의 찬성자가 경영자로 있는 기업 37곳(1조5,000억원)이 포함돼 있다. 국내의 일제 강제징용자와 그 후손들은 미쓰비시를 상대로 배상금 반환 소송을 진행 중이다. 새역모는 독도를 일본 고유 영토라고 주장하고, 일본군 ‘위안부’가 자유의사로 참여했다고 언급하는 등 역사를 왜곡ㆍ축소해 비판을 받아온 일본 우익 단체다.

국민연금은 일본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차 참배를 지원하는 ‘돗판인쇄’에도 30억원이 넘게 투자했다. 이 기업은 지난해 야스쿠니 달력 27만부를 제작하는 등 야스쿠니 신사와 관련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국감장에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운용 상 어려운 점이 있지만 실무 차원에서 다시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전주=채지선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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