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병원 공습으로 국제적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시리아 근거지에 대한 공습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또 미국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아랍 연합군은 IS의 주 근거지 락카를 향해 진격할 계획이다.
지난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열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쿠르드 민병대와 시리아 반군을 포함한 아랍 병력들이 결집한 ‘시리아 아랍 연합군’약 2만5,000명이 시리아에서 IS와 싸우도록 지원하는 구상을 승인했다고 뉴욕타임스가 5일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위해 처음으로 시리아 반군에 탄약 등 무기들을 직접 지원하고, 터키의 공군 기지에 주둔한 미 공군의 지원도 크게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IS의 주요 공급 라인인 터키 국경 인근 구간을 봉쇄하는 계획도 진행 중이다.
연합군은 쿠르드 민병대 2만명에 시리아 반군 등 10~15개의 다른 세력 3,000~5,000명이 가세하는 지상군으로, IS의 근거지이자 사실상의 수도인 시리아 북부 도시 락카를 압박하는 것이 목표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취재진들에게 “우리가 IS에 맞서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모두가 이해했으면 한다”며 “시리아 온건 반군과 계속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공식 논평을 거부했지만 최근 미군 지휘관이나 고위 행정부 관리들은 구체적인 계획의 정황을 밝히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중부사령관은 지난달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에 참석해 “앞으로 6개월간 락카와 같은 시리아의 주요 도시에 더 많은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터키 공군 기지 활용을 언급하면서 “이로 인해 우리는 시리아의 주요 거점에 집중해 승기를 잡을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그렇게 되면 이라크의 전황도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 역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프랑스 캐나다 터키 등 다른 연합군 동맹이 함께 상황을 급진전시킬 것”이라며 “IS는 곧 시리아와 이라크 전장 여러 방향에서 거센 공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리아 아랍 연합군이 락카를 직접 점령하는 단계까지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즈는 보도했다. 목표는 IS의 근거지인 락카를 고립시키고 북동부와 북서부의 운송과 물자 공급을 끊는 것이다.
계획에 따르면 아랍 연합 지상군의 북부 공격이 이뤄지면 서방 연합군 공군이 터키 인지를릭 공군 기지에서 공습을 확대한다. 서방 연합군은 연합군의 공군 작전 영역이 점차 확장되면 미군이 지원하는 반군을 보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작전을 포위하는 것까지도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시리아 공습을 시작한 러시아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편에 서 시리아 반군을 공격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다만 이 작전은 러시아의 시리아 공습 전에 세워졌으며, IS의 회복력을 고려할 때 이번 연합군 계획이 성공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뉴욕타임즈는 보도했다.
한편 알 아사드 대통령은 미국 주도의 연합군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벌이고 있는 폭격은 테러리즘의 확대만 초래해 비생산적이었다고 비판했다. 반면 러시아는 시리아에서 IS를 보다 집중 타격하는 실질적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4일 BBC에 따르면 알 아사드 대통령은 이란TV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이란, 이라크 등 4개국의 군사협력이 성공할 것이며, 그렇지 않으며 한 두 나라가 아니라 중동 전 지역이 파괴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의 시리아 내전 개입에 대해 서유럽에서는‘알 아사드 체제의 공고화’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영국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4일 BBC에 “현재 시리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도살자 알 아사드를 지원하는 것”이라고 비난했으며 “지역의 불안정과 극단화, 테러리즘이 더 악화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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