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외국어 표기법 50選 배포
"정부 번역 역시 미흡" 지적도
일부 국내 식당의 한식 메뉴판에 곰탕이 ‘Bear Tang’, 육회가 ‘Six Times’ 등으로 잘못 번역된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자 정부가 부랴부랴 올바른 표기법 알리기에 나섰다. 그러나 정부의 번역 역시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재단은 5일 한식 메뉴를 판매하는 국내외 외식업체와 음식점 3,000여곳에 예산 1,000여만원을 들여 ‘한식메뉴 외국어 표기법 50선’을 배포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일부 음식점이 동태찌개를 ‘Dynamic Stew’, 돼지주물럭을 ‘Massage Pork’ 등으로 잘못 번역한 사례가 인터넷에서 패러디 물로 등장하고,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지적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농식품부는 “정부가 한식 메뉴의 외국어 표기를 바로잡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엉터리로 번역된 한식 메뉴가 웃음거리로 인터넷에 등장하는 등 올바른 한식메뉴의 외국어 표기 정착이 아직 미흡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가 배포한 자료를 보면 곰탕의 올바른 영어 번역은 ‘Beef Bone Soup’, 육회는 ‘Beef Tartare’, 동태찌개는 ‘Pollack Stew’이다. 한식 메뉴의 올바른 외국어 표기법은 한식재단 홈페이지(www.hansik.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제안한 영어 번역 역시 여전히 외국인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가령 한식메뉴 외국어 표기법에 따르면 곰탕과 유사한 음식인 설렁탕의 영어 번역은 ‘Ox Bone Soup’인데, 왜 곰탕에 들어가는 소뼈는 Beef Bone(쇠고기 뼈)이고 설렁탕에 들어가는 소뼈는 Ox Bone(황소 뼈)인지 정부의 담당자조차 명확히 설명하지 못한다. 이상일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된장찌개의 번역(Soybean Paste Stew)에서 ‘Paste’가 외국인에게는 주로 종이를 붙이는 데 쓰는 풀을 의미해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돼지주물럭 등 일부 인기 한식메뉴는 한식재단 홈페이지에 영어 번역이 나와있지 않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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