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새로운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정식 공개 전부터 신제품에 대한 소문이 무성했다. 플래그십 라인인 G시리즈의 판매 성적이 부진했던 만큼, 이를 타개할 만한 '수퍼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만든다는 이야기였다.
신제품의 이름은 LG V10. 완전히 새로운 브랜드였다. 모험가(adVenture)를 뜻하는 브랜드 이름으로 새롭고 독창적인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과연 이름 만큼이나 신선한 제품이었다. 다른 스마트폰에서는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요소를 넣었다.
일단은 두 개의 전면 카메라가 눈에 띈다. 이전에는 본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는 '듀얼 셀피 카메라'다. 스스로의 모습을 담는 '셀피 열풍'에 부응해 전면에 각각 120도와 80도의 화각을 지닌 두 개의 렌즈를 탑재한 것.
여럿이 함께 사진을 찍거나 더 넓은 배경을 담고 싶을 때는 120도 광각 렌즈를 사용하면 된다. 직접 체험해보니 확실히 광각 렌즈로 더 넓은 영역을 촬영할 수 있다. 터치 한번으로 카메라 화각을 쉽게 전환할 수 있어, 활용도가 매우 높을 것으로 생각한다.
두 번째 무기는 '세컨드 스크린'이다. 별도의 디스플레이가 있단 얘기다. 물론 실제 디스플레이는 한 장이지만, 이를 두 개의 영역으로 나눠 독립된 화면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형(異形)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용했다.
덕분에 메인 화면이 꺼져 있어도 상단 오른쪽의 작은 화면만 따로 활성화할 수 있다. 날씨, 시간, 날짜, 배터리 상태나 메시지, SNS 알림 등을 표시해주는 역할을 한다. 불필요하게 화면을 켜고 끄는 횟수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이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엣지 디스플레이와 같은 맥락이다.
엣지 디스플레이보다 더 편리하고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높이 사지만, 크게 차별화 포인트를 찾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다. 제조사들이 새로운 디스플레이 영역을 더 창의적으로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디자인은 깔끔하고 무난하다.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을 구현하며, 내구성에 집중했다. 강성이 뛰어난 스테인리스 스틸 316L 소재로 측면 프레임을 만들고, 후면 커버에는 실리콘을 사용해 충격과 스크래치에 강하다.
이 밖에도 고성능 오디오 칩셋을 장착해 사운드에도 공을 들였으며, 비디오 전문가 모드와 영상 편집 기능 등을 강화해 멀티미디어 세대를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여러모로 완성도 높은 제품이다. 프리미엄을 지향하고 있음에도 가격을 70만원대로 겸손하게 책정한 점도 경쟁력이다.
당장 확인할 수 있는 국내외 언론과 사용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빠지는 부분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호평이 판매량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LG전자의 모바일 사업이 위기를 맞이한 것은 제조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브랜드에 대한 팬층이 얕기 때문이다. G시리즈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굳히기에 들어가나 싶었는데, V시리즈라는 새로운 라인업이 등장했으니 이제 완전히 새로운 이름으로 모험을 시작하는 셈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흔히 설명할 수 없는 흥행 요소를 논할 때 '감성'이라는 표현을 쓴다. 애플에 이어 삼성도 감성적인 만족도를 중요시하기 시작했다. 굳이 제품의 스펙을 따지지 않더라도 그 브랜드가 주는 캐릭터와 이미지가 사용자에게 만족감을 준다는 뜻이다. LG전자에게는 좋은 제품을 뒷받침할만한 이미지와 스토리텔링이 필요한 시기다. 새로운 브랜드가 정체된 성장세를 뒤집고 분위기 전환에 성공할지 기대되는 바다.
● 하경화는 종합 라이프스타일 웹진 기어박스(www.gearbax.com)에서 모바일 분야 최신 소식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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