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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주요 사망률 4관왕 불명예엔 열악한 의료 환경도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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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주요 사망률 4관왕 불명예엔 열악한 의료 환경도 한몫

입력
2015.10.0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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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비율 높은데 종합병원 없고

도로 통행량 늘어 교통사고 잦아

인구 적어 통계 불안정한 원인도

최근 인구 20만명을 돌파하며 행정수도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공무원의 도시’ 세종이 각종 사망률 통계에서 4관왕을 차지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세종시는 지난해 기준으로 위암과 호흡기 결핵, 폐렴, 운수사고 사망률이 각각 전국 시도 가운데 1위였다.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특정 사망 원인에 의한 사망자 수를 의미한다.

세종의 위암 사망률은 18.6명으로 최하위인 서울(10.7명)보다 약 1.7배 높고 호흡기 결핵 사망률(4.3명)은 제주(1.6명)보다 2.7배 가량 높았다. 폐렴 사망률은 21.9명으로 이웃 도시인 대전(11.4명)보다 2배 가까이 높았으며, 교통사고 등 운수사고 사망률(18.8명)은 서울(5.1명)을 무려 3.7배나 앞질렀다. 지난해 통계에서 주요 사망률 4관왕은 세종이 유일하다.

2013년 1월 22일 오후 6시 공무원들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서울로 가는 통근버스를 타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k.co.kr
2013년 1월 22일 오후 6시 공무원들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서울로 가는 통근버스를 타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k.co.kr

세종이 이렇게 각종 질병에 신음하는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열악한 의료 환경이 꼽힌다. 세종보건소에 따르면 현재 세종에는 종합병원이나 종합검진기관이 한 곳도 없다. 특히 자기공명영상(MRI) 장비가 있는 병원은 전무하며,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를 갖춘 곳도 2군데에 불과하다. 보건소 관계자는 “질병의 조기 발견이나 조기 치료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은 것이 사망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젊은 공무원들이 주로 거주하는 정부청사 인근을 제외하면 고령 인구 비율이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것 역시 높은 사망률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가령 청사 인근에 있는 한솔동은 고령 인구 비율이 4.09%에 불과한 반면 전동면은 인구의 27.4%가 고령자로 전국 평균(12.7%)보다 훨씬 높다. 보건소 측은 “세종이 사망률 1위를 보인 폐렴은 대표적인 고령자 사망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이 운수사고 사망률 전국 1위인 것은 급격한 도시화에 따른 도로와 통행량 급증이 주범으로 지목된다. 세종시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새로 늘어난 도로 길이만 해도 약 130㎞에 달한다. 세종경찰서 관계자는 “차량 대 보행자 사고가 대다수인 서울과 달리 세종은 차량 단독 사고가 잦은 편”이라고 했다.

세종이 유독 사망률 1위가 많은 것은 인구가 최소 100만명은 넘는 다른 시도와 달리 인구가 20만명에 불과해 통계가 아직 불안정한 탓도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표본 수가 적은 세종은 작은 변화로도 통계 결과가 크게 출렁일 수 있어 한두 해 통계만 가지고 특징을 단언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세종은 지난해 사업체 수 증가율 전국 1위, 인구 이동 전국 2위를 기록하는 등 각종 시도 통계의 ‘이단아’로 꼽힌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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