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티웨이항공 합작 제주노선
주말 항공편 만석 행진 등 큰 인기
지방공항들 노선 확충해 수요 창출
저가항공은 계류비 절감 등 '윈윈'
부산·대구·청주공항 등 이용객 급증
무늬만 국제공항이었던 지방공항이 저비용항공사의 도약에 힘입어 비상하고 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5개 저비용항공사가 지방공항을 거점공항으로 활용, 국내외 하늘 길을 열면서 지방공항 활성화의 일등공신이 되고 있다.
적자노선이라는 이유로 국내 대형항공사들로부터 외면받던 지방공항으로서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주는 저비용항공사를 통한 노선확충이 절실하다. 저비용항공사 역시 대형공항에 비해 계류비용이 적게 드는 지방공항을 통해 수익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윈윈이다.
전남 무안국제공항은 최근 티웨이 항공이 매일 오전 6시50분 출발하는 제주노선이 대박이 나면서 대부분 주말 항공편이 만석을 기록중이다. 특히 일요일에는 오후 6시30분 제주출발 노선을 운항, 당일치기 등산객과 골프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전남 목포에 사는 김수현(56ㆍ여)씨는 “무안공항의 신규 항공노선 덕분에 여자끼리 당일로 제주도 관광을 다녀올 수 있어 남편 잔소리 걱정도 하지 않는다”며 “싱싱한 회까지 즐길 수 있어 스트레스 해소에 최고”라고 자랑했다. 중국 톈진 정기노선 운항까지 가세, 올들어 8월까지 무안공항 이용객은 21만2,763명으로 작년 동기 10만2,768명보다 107% 늘어났다.
부산 김해국제공항는 올 들어 8월까지 이용 여객수가 787만8,01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84만487명에 비해 15.2% 증가했다. 김해공항의 최근 5년간 연평균 여객 증가율은 6.2%로, 에어부산과 제주항공, 진에어 등 저비용항공사의 덕분으로 지난해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섰다. 올해는 저비용항공사들이 일본과 동남아지역 신규 취항을 확대하면서 연말까지 이용객 수가 1,2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구공항도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에 힘입어 10여 년간 답보상태에서 벗어나고 있다. 올들어 8월까지 대구공항 이용객은 133만2,03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4만5,971명보다 40.8%나 증가했다. 심지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몸살을 앓은 6,7월에도 전국 공항 이용객이 작년 동기보다 7.2% 감소했으나 대구공항은 16.2% 증가했다.
2003년 222만여 명이 이용했던 대구공항은 2004년 KTX 개통후 감소세로 돌아서 2009년 102만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3, 7월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가 대구에 취항하면서 작년 이용객이 153만7,328명으로 늘어났고, 올해는 200만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티웨이항공은 이달부터 대구에서 일본 오사카를 경유, 괌으로 가는 노선을 주 3회 운항하고 내년에는 대구∼나리타, 대구∼홍콩 노선도 추진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늘어나는 대구발 항공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항공사 중 처음으로 대구에서 출근하는 객실승무원 20여 명을 뽑았다.
충북 청주공항 이용객도 저비용항공사에 힘입어 증가세다. 취항 첫 해인 2005년 청주공항 이용객 85만7,000명 가운데 저비용항공사 이용객은 2.6%인 2만2,000명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170만3,000여 명 가운데 47%인 80만3,000여명으로 늘었다. 올해도 8월까지 총 이용객 128만9,000여 명 중 저비용항공 이용객은 62만9,000여 명(48.7%)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5월 충북도와 ‘청주공항활성화 업무협약’을 하고 청주공항에서 상하이와 선양, 예지, 하얼빈, 다롄 등 국제선 취항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닝보와 윈저우, 쉬저우 등 3개 부정기 노선 운항에 들어갔고 진에어도 지난달부터 청주~제주 노선을 1일 8회 운항하는 정기노선을 취항했다.
한해 이용객이 100명도 되지 않아 2009년 정부로부터 폐쇄권고를 받아 ‘유령공항’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양양국제공항도 저비용항공사 취항 덕분에 지난 해 25만면이 다녀갔다. 지난달에는 강원도와 양양군이 이스타항공과 손잡고 창춘과 난창, 우한, 장자제 등 중국 9개 도시에 전세기를 띄우기도 했다.
지방공항 관계자는 “지역 거주 주민들 입장에서도 서울 인천 등 대도시를 통하지 않고 외국이나 인근 지역을 여행할 기회가 확대되는 측면이 있다”며 “일본 동남아 등에서도 지방공항과 저비용항공사가 손잡는 형태가 늘어나고 있어 향후 취항노선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청주=한덕동기자 ddhan@hankookilbo.com
대구=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무안=박경우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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