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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발 삼성 TV 스캔들, 음모론 가능성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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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발 삼성 TV 스캔들, 음모론 가능성 높아져

입력
2015.10.04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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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일간지 가디언지가 유럽에서 판매되는 삼성전자의 TV에 대한 에너지 효율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가디언 홈페이지 캡쳐

미국 유력 언론들이 삼성전자의 TV 소비전력 조작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이에 따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지난 2일(한국시간) 보도한 삼성전자의 소비전력 조작 관련 기사는 삼성전자를 음해하려는 의도가 깔인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유럽에서 고공비행 중인 삼성전자를 깎아내리기 위한 보도라는 것이다. 가디언은 유럽연합(EU) 출연기관인 컴플라이언TV의 지난 2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TV가 국제전기기술위원회 실험에서는 모션 라이팅 기능이 작동해 밝기와 소비전력을 감소시켰다"며 "그러나 실제 사용 환경에서는 소비전력이 줄지 않았는데 마치 폭스바겐의 배기가스량 조작을 연상케 했다"고 전했다.

■포브스, "조작을 입증할 방법 없다"

미국의 유력 경제지 포춘은 가디언의 보도에 대해 억측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포춘은 가디언의 조작의혹 보도 직후 인터넷판 기사에서 "삼성을 비롯한 TV 업체들이 불법적인 행동을 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며 "조작된 테스트 환경이라고 하더라도 디젤 차량의 배기가스 과다배출처럼 공공 보건에 영향을 주는 문제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포브스도 "모션 라이팅은 에너지 절감을 통해 TV를 친환경적으로 만들기 위해 개발된 기능"이라며 "TV가 테스트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는데 조작을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리 없다"고 발표했다.

권위있는 경제 전문지들이 동일한 반응을 보이자 일각에서는 가디언이 삼성전자를 의도적으로 비난하기 위해 폭스바겐 사태와 결부시켰을 것으로 보고 있다. 컴플라이언TV가 지난 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은 점에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

특히 보고서에 명시된 "이러한 현상은 우리의 실험으로는 입증되지 않지만 일부 실험에 사용된 TV가 테스트 조건을 탐지한다는 인상을 준다"는 문구를 통해 주관적인 판단만 앞세웠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는 유럽 TV 판매 점유율이 높은 삼성전자를 의도적으로 끌어내리기 위한 술수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NPD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5월 GfK의 유럽 UHD TV 시장 조사에서 50%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TV 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업계 1위를 구가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타깃이 됐을 것으로 관측됐다.

현지 업계의 관계자는 "이번 사안의 경우 폭스바겐 사태와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더구나 가디언의 주장대로라면 구체적인 실험 통계치가 있어야 하지만 어떠한 자료도 없는 바, 의도적인 음해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 "가디언 주장 억측"…유럽발 음모론 솔솔

삼성전자는 가디언의 보도 직후 공식 블로그 삼성투모로우를 통해 이런 주장을 반박했다.

▲ 삼성전자가 글로벌 블로그 페이지 삼성투모로우에 가디언 의혹을 반박한 자료를 올렸다. 삼성투모로우 홈페이지 캡쳐

모션 라이팅은 영상에 따라 소비전력을 낮추는 알고리즘을 통해 화면 밝기를 조절하는 기능이다. 삼성전자는 2011년부터 TV에 모션라이팅 기능을 적용하고 있는데 이 기능은 기본(디폴트) 세팅이기 때문에 어느 환경에서나 동일하게 작동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모션 라이팅은 어떠한 환경에서나 소비전력 절감 효과가 있기 때문에 조작은 근거없는 억측에 불과하다"며 "이번 사건으로 입은 이미지 타격 등으로 인해 소송을 포함한 강력 대응까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가디언은 지난 2일 "현재 판매중인 삼성 TV 제품들은 실생활에서 테스트보다 낮은 전력 효율을 보인다"며 "삼성전자가 관련 제품의 에너지 효율을 조작한 것 같다"며 폭스바겐 사태를 들먹였다.

폭스바겐은 그룹은 자사의 디젤 차량에 배출가스 조작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판매하다가 지난달 18일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적발된 바 있다. 삼성전자의 모션 라이팅에도 유사한 조작 소프트웨어가 설치됐을 것이라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이에 대해 유럽 집행위원회는 테스트에 부정행위가 있었는지를 조사할 계획이다. 법률에 위배되는 특수 장치를 이용해 조작을 했는지 판단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EU가 일부 제조사들에 대한 TV 에너지 효율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시점에서 이 같은 보도는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삼성전자가 가디언의 억측 보도에 강력 대응을 천명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채성오기자 cs8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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