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마지막 KIA전 대승 3위 확정… 4위로 밀려난 넥센과 5위 확정 SK
7일 와일드카드 시작으로 PS 돌입
한화의 '끝장 야구' 피로 누적 실패… 베테랑 좌천시킨 LG, 악몽의 한 해
꼴찌 후보였던 KIA 리더십 빛났고 롯데 '신동빈 효과' 내년 시즌 기대
프로야구 정규시즌 순위 경쟁이 720경기 가운데 3경기를 남겨두고서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삼성이 143경기째 정규시즌 5년 연속 우승을 확정했고, 시즌 막판 급상승세로 삼성을 위협했던 NC는 창단 첫 플레이오프 직행으로 레이스를 마쳤다.
10구단 체제에 따른 와일드카드 도입으로 중요성이 커진 3위 싸움의 승자는 두산이었다. 두산은 4일 잠실 KIA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9-0로 승리하며 79승65패가 돼 공동 3위이던 넥센(78승1무65패)을 0.5경기 차로 따돌리고 홈팬들 앞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로써 전날 정규시즌 일정을 모두 마친 4위 넥센은 5위 SK와 와일드카드 승부로 밀려났다.
순위 싸움의 하이라이트는 격변의 5위였다. 10구단 체제로 새 출발하면서 도입한 와일드카드 5위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4강권과 격차가 커져 ‘자격 미달’ 논란을 부르기도 했지만 흥행면에서는 관중 신기록의 기폭제가 돼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10개 구단은 올 시즌을 앞두고 4위와 1.5경기 차 이내일 경우에만 와일드카드를 치르는 방안도 검토했다가, 승차 제한을 없애는 대신 4위 팀에 1승 어드밴티지를 주고 2선승제로 치르기로 합의했다.
행운의 5강 티켓은 KIA가 이날 두산에 패한 덕에 전날 시즌을 마친 SK 차지가 됐다. KIA가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기더라도 69승75패가 돼 69승2무73패의 SK를 앞지를 수 없다. SK는 지난주만 하더라도 자력으로 5위를 확정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했지만 혼돈의 레이스는 끝까지 이어졌다. 결국 3일 인천 NC와 최종전에서 4-3으로 역전승한 SK는 KIA의 남은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진인사대천명’의 처지가 됐다. KIA가 이날 포함, 3경기를 모두 승리할 경우 SK는 탈락 가능성이 남아 있었지만 KIA가 바로 패하면서 그나마 더 이상 가슴 졸일 일은 없게 됐다.
앞서 5강 탈락이 확정된 7위 한화와 8위 롯데도 끝까지 선전했지만 결과물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다. 승부사 김성근 감독을 영입해 ‘가을 야구’꿈에 부풀었던 한화는 시즌 중반까지 5위 싸움에서 한발 앞서나가기도 했지만 선수들의 급격한 체력 저하와 피로 누적으로 한해 농사를 그르쳤다. 특히 권혁과 송창식, 박정진 등 마운드의 붕괴가 결정적 패인으로 144경기 체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겨울부터 갖은 내홍으로 구설에 올랐던 롯데는 애초 5강 후보로 분류되진 않았지만 시즌 막판 신동빈 회장 체제 이후 반짝 상승세를 탔다는 점에서 향후 구단 안팎의 안정과 적절한 투자가 이뤄지면 내년 시즌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면 포스트시즌 티켓을 얻지는 못했지만 KIA의 끈끈한 레이스는 반향을 일으켰다. 김선빈, 안치홍, 이대형 등 주축 선수들의 무더기 이탈 탓에 꼴찌 후보로 거론됐던 KIA는 일본 전지훈련 연습경기에서도 9전 전패로 시작했지만 정규시즌 개막 6연승을 시작으로 돌풍의 중심에 섰다. 김기태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형님 리더십’으로 더그아웃 분위기를 바꿔 놓으며 자신감을 얻기 시작한 선수들의 의지의 승리였다.
한편 KIA의 탈락 확정에 따라 6일 정규시즌을 마치는 프로야구는 곧바로 7일부터 넥센과 SK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시작으로 포스트시즌에 돌입한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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