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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수의 느린 풍경] 한글·한국어·외계언어

입력
2015.10.0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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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과 중국에서 뜻하지 않게 한글 표지판을 만나니 마치 사람을 만난 것처럼 반갑다. 그만큼 해외여행을 하는 한국인이 많아졌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다고도 볼 수 있겠다. 그러나 한글이되 한국어는 아닌 엉터리 표기를 만나면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대충이나마 뜻을 짐작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더러는 무슨 말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기계(인터넷 번역기)의 힘을 빌린 흔적이 여실한데 옮겨 적는 과정에서 자모와 순서를 잘못 표기하면 말 그대로 외계어가 되고 만다. 한국어 표기를 인터넷 번역에 의존하는 외국인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게 분명한데 외국인을 위한 인터넷 상에서의 한국어 서비스도 제대로 구현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글날만 되면 문자의 우수성만 강조하며 자아도취에 그쳐서는 안될 일이다.

멀티미디어부 차장 chois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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