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가 앞으로 2년 동안 2~3%포인트 인상될 경우 국내은행의 자기자본(순자산)이 최대 16조8,000억원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차례 추가 인하한다면 은행 자기자본 감소 규모는 더 확대되면서 은행 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전망이다.
4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최재성(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현재 제로금리 수준(연 0~0.25%)인 기준금리를 향후 2년 간 2%포인트 올릴 경우 자본유출과 채권 부실로 국내 18개 은행의 자기자본은 5조9,000억원 줄고, 이에 따라 은행 건전성의 국제기준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0.43%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가팔라서 2년 간 3%포인트에 이를 경우 국내은행 자기자본 감소폭은 16조8,000억원으로 3배 가까이 불어나고 BIS비율 하락폭도 1.26%포인트로 커질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시장 일각의 기대처럼 한은 기준금리가 현행 연 1.5%에서 1.25%로 추가 인하될 경우 은행 자본 감소 규모는 17조2,000억원으로 늘어난다. 현재 국내은행 자기자본 합계(6월말 195조6,000억원)의 8.8% 수준이다.
한편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비농업부문 고용이 14만2,000만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8월에 이어 시장 전망치(20만명)를 크게 하회하는 수치다. 이에 따라 지난달 24일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방침 재확인 발언으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금리인상 연기설이 재차 부상하는 분위기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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