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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Nothing wrong with Split Infinitives (잘못된 규칙)

입력
2015.10.0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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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oquial Grammar (문법과 구어)

문법 규칙 중에는 잘못 전해진 것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부정사를 분리해서 사용할 수 없다는 지침이다. 한국의 중학교 문법 시간에 불변의 진리처럼 가르치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정보와 오해에서 나온 것이다.

현재 영국과 미국의 유명 어법서를 보면 한결같이 부정사내에 부사어를 삽입해 사용하는 분리 부정사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가르친다. 어떤 학자는 ‘I want to tell you to joyfully split your infinitives, to happily shatter them. To firmly grasp your linguistic axe and to brutally cleave the little sods in twain’처럼 부정사를 네 번이나 쪼개 쓰기도 한다.

부정사를 분리해서 사용할 수 없다는 건 라틴어 규칙을 영어에 적용하면서 나온 얘기였다. 라틴어에서 이어지는 동사가 단음절인 경우에는 분리해서는 안 된다는 규칙이 있었다. 18세기의 고전학자들은 라틴어 규칙이 영어에서도 지켜져야 하는 것으로 맹신했다. ‘To boldly go’처럼 부정사 안에 부사어 ‘boldly’를 삽입하는 것은 틀린 것이고, ‘to go boldly’로 써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그런데, 이젠 라틴어는 죽은 언어이고, 300년이 넘은 Old English 또한 고전영어 신세가 됐다. 결국, 영국에서도 이 고리타분한 규칙을 깨자는 주장이 제기됐고, 이제 미국 TV 프로그램 ‘스타트렉’에서는 버젓이 ‘to boldly go’로 쓰고 있고, 이를 반박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비슷한 예가 ‘to double’에서 부사어를 어디에 두어야 적합한가의 문제다. 이 경우 부정사는 쪼갤 수 없다는 고전 규칙을 지킨다면 ‘more than’이라는 부사어를 맨 앞이나 맨 뒤에 배치해야 한다. (1) We expect it more than to double 또는 (2) We expect it to double more than처럼 말이다. 그런데 해석해 보면 이상한 의미가 되는 걸 알 수 있다. 따라서 'We expect our profits to MORE THAN double the export’처럼, 소위 분리 부정사 구조인 ’to+부사+동사 원형’을 쓰는 것은 필수가 됐다. 분리 부정사의 예외 문장이 아니라 유사한 사례가 수백 가지나 되는데, 부정사를 쪼개지 않으면 오히려 의미가 변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I expect our profits to JUST ABOUT double next year’란 표현을 쓰기도 한다. ‘to AROUND double next year, to BETWEEN double and triple within a year’ 같은 응용 방식도 나왔다. 이들 문장에서 대문자 부분을 다른 곳에 두면 더 이상한 문장이 되고 만다. 영국의 Oxford Guide에서도, 미국의 Chicago Writing에서도, ‘It's never been wrong to SPLIT an infinitive’(부정사 내에 부사어 삽입은 틀린 규칙인 적이 한 번도 없었다)라고 강력하게 말한다. 이는 라틴어에서의 규칙이고, 고전영어에서도 잘못 전해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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