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이 생각난다."
YG엔터테인먼트의 수장 양현석이 아이콘의 데뷔를 빅뱅에 비유했다.
양현석은 3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아이콘의 데뷔 콘서트 '쇼타임'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부모의 마음으로 공연을 봤다. 대견하다"며 "9년 전이 생각난다. 빅뱅처럼 앞으로 5년, 9년, 10년, 즐거운 마음으로 곁에서 도움을 주겠다"고 흡족해 했다.
아이콘은 엠넷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윈(WIN)'에 출연한 이후 2년 간 데뷔를 준비해왔다. 그 사이 바비와 비.아이는 '쇼미더머니3'를 통해 스타성과 실력을 검증받으며 아이콘 데뷔에 대한 대중의 갈증을 키웠다.
지난달 아이콘의 첫 싱글 '취향저격'은 발매와 동시에 각종 차트 1위를 휩쓸며 출발부터 대형 신인의 탄생을 알렸다. 뜨거운 반응은 멈추지 않았다. 첫 무대 역시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1만 3,000여 관객 앞에서 꿈꾸던 데뷔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쳤다.
다음은 양현석과 아이콘의 일문일답.
-첫 무대부터 대규모 콘서트를 연 소감이 어떠한가.
"데뷔와 동시에 콘서트라서 영광이다. 아 이제 진짜 시작이라는 느낌이다. 많이 준비했는데 끝나서 후련하고 행복하다. 가족이 다 왔고 옛 생각까지 나서 마지막에 울컥했다."(아이콘)
"지난 20년 간 제작한 그룹 중 가장 많은 멤버다. 9년 전이 생각난다. 부모의 마음으로 공연을 봤다. 불안보다 대견하단 생각이 컸다. 팀 이름을 걸고 국내 최대 규모 공연장에서 데뷔하는 게 불안한 마음이 앞섰는데 첫 부분보고 안심이 됐다. 끝나고 굉장히 즐거웠다. 빅뱅처럼 앞으로 곁에서 얼마나 성장하는지 즐겁게 즐기면서 도움을 주겠다."(양현석)
-다른 그룹과 차이점이 프로듀싱 능력이라고 말해왔다. 공연에는 얼마나 참여를 했나.
"셋리스트를 우리가 작업했고 안무나 무대 장치도 스태프들과 같이 회의하고 여러번 수정 끝에 완성됐다"(아이콘)
-음악을 만들면서 자신들의 스타일과 양현석 프로듀서와 차이는 없었나.
"최대한 힙합 기반으로 곡을 썼다. 하지만 최종 통과를 위해 다른 기준은 없었다. 무조건 듣기 좋은 음악에 초점을 맞췄다."
-바비는 아이돌을 디스해왔다. 아이콘은 기존 아이돌과 무엇이 다르고 생각하나.
"나는 아이돌 이다. 아이콘도 아이돌이다. 디스를 많이 했는데. 아이돌 전체를 디스한 게 아니라 그 중에서도 랩을 담당하는 사람들에게 다같이 잘해보자는 의미였다. 아이돌 래퍼, 래퍼로서 멋있게 보여주려고 하는데 단지 아이돌 타이틀 때문에 우리의 노력들이 무시받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가사를 썼다."
-방탄소년단과 빅스를 저격했다는 얘기도 있다.
"디스가 아이돌과 아이돌 사이에서 일어날 수도 있다. 언더나 인디에서도 서로 디스하지 않나. 아이돌끼리 한다고 너무 민감하지 않길 바란다. 아이돌에서 랩 잘하는 사람도 있고 못하는 사람도 있다. 지코는 쇼미더머니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아이돌이란게 어떻게 구분지어야 하는지 헷갈린다. 바비가 아이콘이 아니라 일리네어 있으면 아이돌 아니었을텐데, 우리는 그저 아이콘이 메이저와 언더에서 인정 받길 바랄뿐이다."(양현석)
-준비 기간이 혹독해서 양현석이 원망스럽지 않았나.
"솔직히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준비된 시간들 덕분에 더 경험하고 성장할 수 있었다. 지금은 데뷔 시켜줘서 감사한 마음 밖에 없다."(아이콘)
"예전에는 원망했나 보다.(웃음)" (양현석)
"서바이벌 당시 끝이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 매일 하루하루 무서웠고 막막했다. 뭘 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 이대로 끝나는 게 싫어서 악으로 연습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우리가 싫었다. 그래서 뭐라도 했었다."(아이콘)
-앞으로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최대한 오랫동안 기억되고 싶다. 마냥 아이돌 그룹이 아니라. 좋은 음악 들려주는 친구들이라는 걸 심어주고 싶다. 보는 재미, 듣는 재미가 있는 아이콘이 되겠다."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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