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부 광시(廣西)좡(壯)족 자치구에서 발생한 택배 연쇄 폭발 사건 용의자가 폭발 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최종 밝혀졌다. 이 용의자는 인근 주민 및 정부와 갈등을 빚은 채석장 폭약관리원이며, 2년 전부터 인터넷에 “살인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글을 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류저우(柳州)시 공안국은 2일 “현장 조사, 방문조사, CCTV 화면 등을 분석한 결과, 이 지역 주민인 웨이인융(韋銀勇ㆍ33)이 이 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유전자 검사를 통해 폭발현장에서 사망한 인물 중 한 명이 바로 웨이인융이었다”고 덧붙였다. 조사결과 용의자는 우편물에 시한폭탄을 장착하거나 사람을 고용해 ‘폭탄 소포’를 배달했으며, 스스로 특정 장소에 폭발물을 설치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안 당국은 그러나 범행 배경에 대해 “용의자가 채석생산 과정에서 인근 주민 및 관련 기관과 갈등을 겪었다”고만 설명했다. 이와 관련, 북경청년보(北京靑年報)는 “웨이인융은 류청현에 있는 한 농촌지역에서 장인 소유의 채석장을 사실상 경영해 왔으며 2년전 인근 주민과의 갈등으로 공장이 폐쇄되자 생활고를 겪었다”고 보도했다. 또 인근 주민의 증언을 토대로 “용의자가 갈등을 빚은 주민들의 집을 폭파시키겠다고 위협했다”고 전했다.
또 홍콩 언론들에 따르면, 웨이인융은 2013년부터 채석장에서 돌을 운반하던 도중 도로 손상으로 주민과 분쟁이 발생하자 인터넷에 복수하겠다는 글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웨이인융은 지난달 15일 인터넷에서 폭탄 부품을 샀으며 같은 달 30일 폭탄이 담긴 소포를 발송해 개봉하면 자동 폭발하게 하거나 폭발물을 특정 장소에 둔 뒤 마이크로컴퓨터 제어 방식으로 폭발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고 홍콩언론은 전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틀 연속 류청현에서는 모두 18건의 택배 소포 연쇄 폭발 사건이 발생, 최소 7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으며 51명이 부상을 입었다. 그러나 웨이인융이 발송한 택배 폭발물은 모두 70건으로 알려져 추가 폭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2일 오전 7시20분께 랴오닝(遼寧)성 단둥시 위앤바오(元寶)구의 한 아파트 8층에서도 대규모 폭발이 발생, 당국이 테러 가능성 등 조사에 나섰다. 이 폭발로 4명이 현장에서 숨지고 5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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