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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인터뷰] 아티스트 이혜영 "그림을 통해 치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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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인터뷰] 아티스트 이혜영 "그림을 통해 치유했다"

입력
2015.10.02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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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코코 출신의 가수이자 배우 이혜영이 이번엔 아티스트로 돌아왔다.

연예인 뿐 아니라 사업가로서도 성공을 거뒀던 그녀는 지난 2010년 100억대 매출을 기록하던 속옷브랜드 미싱도로시에서 손을 떼고 10억원 상당의 지분을 사회에 기부해 화제가 됐다. 이어 2011년에는 지인의 소개로 만난 부 모씨와 하와이에서 비공개 결혼식을 올려 또한번 놀라움을 안겼다.

이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탱탱볼 같은 매력을 자랑하는 이혜영이 그림을 그린다는 소식은 그다지 낯설지는 않은 게 사실. 하지만 그냥 취미라 치부하기엔 수준급 실력을 자랑하는 그녀가 급기야 'HAE YOUNG LEE: 상처와 고통의 시간들이 나에게 준 선물'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평창동 언타이틀드에서 전시회를 연다는 소식은 놀랍고도 반갑다.

'가나아트'와 '서울옥션의 프린트 베이커리' 후원으로 진행되는 첫 전시회를 앞두고 설렘을 감추지 못하는 그녀를 가나아트센터에서 마주했다.

-근황이 궁금하다.

"요즘은 계속 그림만 그리고 있다."

-미술 전공자도 아니고 그림을 그린다고 했을 때 놀랐다. 왜 그림인가.

"난 미술학원도 안다녔다. 다만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너무 그리고 싶었는데 엄마가 반대해서 못했다. 그래서 그런지 미술관도 가기 싫었다. 내가 그리지 못한 그림을 봐야했으니. 그런데 결혼하고 남편과 아이가 생겼는데 아버지가 암투병을 하다 돌아가시고 12년을 함께 한 강아지 도로시가 죽었다. 그 공허함과 슬픔 앞에 어쩔 줄 모르다 나를 치유하는 방법으로 그림을 그리게 됐다."

-새로운 걸 시작하는게 겁나지는 않던가.

"난 유화를 그리려면 무얼 준비해야하는 지도 몰랐던 사람이다. 그런데 프리다 칼로의 그림을 보고 알았다. 그녀 역시 전공자가 아닌데 자신의 감정을 절절하게 그리니 작품이 되지 않았나. 그래서 내 감정을 솔직하게 상상력을 더해 그려보자 했다. 그게 나를 치유하더라."

-그래서 전시회 제목이 '상처와 고통의 시간들이 나에게 준 선물'인가.

"사람은 누구나 힘들고 고통의 시간을 겪는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서 이제 나에 대한 이야기, 고통과 슬픔은 그만 그리자라는 의미를 담았다."

-비공개 결혼식을 올렸다. 그런데 인스타그램으로 그 어떤 연예인보다 많은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땐 이게 맞는 방법인가 고민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니 뭐 그런가보다 한다. 하다보니 재미있다. 내가 남의 눈치를 안보는 사람이다 보니 문제가 많고 그때문에 또 즐거운 인생을 사는 거 같다."

-인스타스타를 보면 그림 뿐 아니라 집 인테리어나 요리에도 관심이 많아 보인다. 그쪽으로 영역을 확대할 생각은 없는지.

"비주얼적인거에는 다 관심있다. 창의적인 비주얼적인 거에 모두. 그런데 기존에 있는거를 학습하거나 외우라 그러면 너무 싫다. 하하."

-최지우 유호정 등 많은 이들과 여전히 만남을 갖고 있더라. 연예계 다시 돌아올 생각은 없는지

"모르겠다. 사실 생각을 안해봤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다. 하지만 만약 나에게 드라마 제의가 들어왔는데 그림을 그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주저없이 그림을 그릴거 같다. 사실 공간 조형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

-딸과도 사이가 좋아보인다. 엄마 이혜영은 어떤 사람인가.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고 있다. 딸도 사춘기고 힘들었을 시기에 나를 만나 당황스러웠을거다. 하지만 나의 무조건 적인 진짜 사랑을 결국 안거 같다. 지금은 아빠한테 연락은 안해도 나한테는 한다. 진짜 이 딸이 없었으면 어쨌을까 싶다. 나를 엄마로 생각해 주는 유일한 딸이 있어 너무 고맙고 행복하고 감사하다."

-그러면 아내 이혜영은 어떤 사람인가.

"남편이 살면 살수록 내가 이런 사람인줄 몰랐다고 하더라. 그는 나를 만나서 굉장히 긍정적이고, 착해졌다고 말한다. 감성적이고 창의적인 면 때문에 나를 좋아하는 거 같다. 내가 웃겨서 좋다는 남자다."

-화가 이혜영을 색깔로 표현한다면.

"어렵다. 그 많은 색깔 중에 하나를 골라야한다니, 그럼 난 빨강을 택하겠다. 사실 처음 그릴 때 피를 많이 그렸다. 아빠와 도로시의 죽음 때문에 그랬나 보다. 피가 아프고 무서운 색깔이고 그렇지 않나. 그런데 어느 순간 피를 많이 그리다 보니까 빨강이 정열인 거 같고 사랑인 거 같고 꽃색깔인 거 같고 그렇더라. 내가 보니까 빨강을 좋아하는거 같다. 하하."

-이 전시회에서 관객들에게 꼭 얘기하고 싶은게 있다면.

"이혜영이라는 여자가 심각하게 그렸구나. 그저 그림을 잘 그리고 재질이 있어서가 아니라 이 여자가 심각하게 빠졌구나 이걸 보고 갔으면 좋겠다."

-이번 전시회를 보고 사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음, 감사하고 고마운일 이지만 그림들이 모두 다 내 일기장인거 같아서... 사실 평생 내 작품들(90점이 넘는단다)을 껴안고 살수는 없겠지만 아직 잘 모르겠다."

유아정 기자 poroly@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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