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에릭 테임즈(29)가 40홈런-40도루 신기원을 열었다.
테임즈는 2일 인천 SK전에서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0으로 앞선 3회초 선두 타자로 나가 상대 두 번째 투수 신재웅으로부터 볼넷을 골라 1루를 밟은 뒤 후속 나성범 타석 때 2루 베이스를 훔쳤다. 앞선 첫 타석에서 시즌 47호 홈런을 터트리고 40도루에 1개 만을 남겨뒀던 테임즈는 이로써 전인미답의 고지를 밟았다.
테임즈는 경기 후 "기록을 달성해 기분이 좋은 한편 피곤하기도 하다"면서 "제발 견제하지 말라는 마음으로 뛰었다. 1루에서 2루를 갈 때 물 속을 걷는 듯 몸이 느리게 움직이는 것 같았다. 태그를 당하는 순간 아웃인줄 알았는데 공이 옆으로 흘러가는 것을 보고 환호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경문 NC 감독은 "테임즈가 상상도 못한 대기록을 달성했는데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안 되면 다음 경기에 1번 타자로 기용할까도 생각했다"고 박수를 보냈다.
이로써 테임즈는 이날 한 시즌 최다 타점 기록을 경신한 넥센 박병호와 함께 마지막까지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싸움을 이어가게 됐다. 테임즈는 MVP 수상을 향한 자신의 셀프 홍보를 해달라는 말에 "감히 내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하겠나. 내가 한 건 첫 경기부터 지금까지 매 경기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사이클링히트 2회 달성이나 40-40은 운이 좋았다. (박)병호는 나보다 더 훌륭한 선수"라고 자세를 낮췄다.
테임즈는 40-40을 달성하기까지 까다로웠던 투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SK 김광현이다. 창원에서 주자 1ㆍ2루 때 삼진을 당해 아쉬웠는데 다음 타석에서 무조건 초구부터 풀 스윙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바깥쪽 높은 공이 들어왔고 간신히 담장을 넘겨 기분이 좋았다. 도루는 어려운 투수가 있으면 아예 뛸 시도를 안 했다. 굳이 콕 찍어 말한다면 퀵 모션이 빠른 LG 헨리 소사나 SK 메릴 켈리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일단은 좀 쉬고 싶다. 그 동안 치열한 승부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몸도 마음도 지쳤다.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떠나 좀 더 여유롭게 포스트시즌을 준비할 것"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인천=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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