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의 C-130 수송기가 2일 아프가니스탄 동부의 한 공항에 추락해 탑승자 11명 전원이 사망했다. 이슬람 무장단체인 탈레반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아프간 바그람 기지에 주둔한 미 제455 항공원정단은 이날 0시30분 수도 카불에서 동부로 150㎞ 떨어진 잘랄라바드 공항에서 예하 제774 원정수송대 소속 C-130J ‘슈퍼 허큘리스’ 수송기가 추락해 미군 6명과 민간 용역업체 직원 5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미국 abc뉴스는 지상에 있던 아프간 군인 3명도 추락의 여파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탈레반은 자신들이 미군 수송기를 공격해 격추시켰다고 주장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에 “우리 전사들이 잘랄라바드에서 공중에 있는 미군 항공기에 로켓포를 쏴 격추시켰다”면서 “15명의 침략군과 다수의 꼭두각시 군인(아프간)이 사망했다는 믿을만한 정보가 있다”고 적었다.
하지만 항공원정단은 “단순 사고일 뿐”이라며 탈레반의 주장을 부인했다. 로이터통신도 미군 소식통을 인용해 수송기 추락 당시 적의 공격은 없었다고 전했다. AFP는 “탈레반은 이전에도 종종 전과를 과장하는 성명을 냈다”고 설명했다. 항공원정단은 C-130의 추락 원인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에서는 탈레반과 미군의 지원을 받는 정부군 사이에 격렬한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 탈레반은 지난달 28일 북부의 쿤두즈를 장악했다가, 미군의 항공 지원을 받은 아프간 정부군이 다시 탈환했다.
추락한 C-130은 1999년 미 공군 수송사령부(MAC)에 처음 배치된 기종이다. 이착륙 거리가 기존 기종보다 41%나 단축돼 활주로 길이가 짧은 산악지형 등에서 운용이 쉬워 아프간 등 전세계에서 미군의 대표적 전술기로 활용되고 있다. C-130은 비무장일 경우 92명, 무장 공수부대원일 경우 64명까지 탑승할 수 있으며 19톤의 화물을 적재할 수 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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