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등버스보다 최대 30% 비싸
등받이가 180도 가까이 젖혀지고 자리마다 모니터가 설치되는 항공기 1등석 같은 좌석을 갖춘 고급형 고속버스가 이르면 내년 초 도입된다. 1992년 우등버스가 도입된 이후 24년 만이다.
국토교통부는 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여객자동차 운송사업 운임ㆍ요율 등 조정 요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고속버스 운영업체는 운행거리가 200㎞ 이상인 장거리 구간이나 심야운행에 한정해 좌석을 21석 이하로 만든 ‘고급형 고속버스’를 운영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일반버스 좌석은 54석, 우등버스는 28석이다.
이에 따라 내년 초부터 서울~부산과 서울~광주 등 두 노선에서 고급형 고속버스가 시범운행될 것으로 보인다. 우등버스보다 좌석 공간이 넓고 좌석마다 칸막이와 모니터가 설치돼 있으며 의자가 뒤로 180도 가까이 수평으로 젖혀진다는 게 큰 특징이다. 대신 가격은 우등보다 최대 30%까지 더 비싸진다.
국토부 관계자는 “고급형 고속버스는 KTX나 국내선 여객기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한밤중에도 편히 누워 이동할 수 있으며 버스터미널이 도심에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여성들도 심야에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국토부는 사업자들이 고급버스로만 수익을 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 고속버스는 고급형으로 교체할 수 없고 추가로 투입하는 것만 허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토부는 심야 고속버스의 경우 오후 10시~오전 2시 사이 출발은 10%까지, 오전 2시~4시 출발은 20%까지 할증할 수 있게 했다. 지금까지는 심야 고속버스의 경우 요금을 최대 10%까지만 할증할 수 있었다. 국토부는 이 밖에 일반 시외버스에도 우등형을 도입하기로 하고 버스업자들과 연내 도입을 협의 중이며, 이달 중엔 서울 시내에서 기본요금이 7,500~8,000원인 고급택시(배기량 2,800cc이상)가 시범운행에 들어간다.
강아름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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