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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공습 푸틴의 무모한 도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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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공습 푸틴의 무모한 도박인가

입력
2015.10.0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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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시리아 내 군사개입을 개시한 가운데 30일 푸틴 대통령이 모스크바 교외의 노보 오가료보 관저에서 열린 내각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러시아가 시리아 내 군사개입을 개시한 가운데 30일 푸틴 대통령이 모스크바 교외의 노보 오가료보 관저에서 열린 내각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러시아가 미국 등 서방국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시리아 공습을 강행하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속셈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러시아 경제 사정이나 우크라이나 내전 등을 감안하지 않은 무모한 도박”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얻을 것이 많은, 이유 있는 출사표”라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러시아의 시리아 공습에 대해 “국제 정세와 자국 경제 사정을 감안하지 않은 군사 모험”이라고 1일 보도했다. 1980년대 당시 소련은 무리하게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해 패퇴했고, 결국 그 여파로 인해 소비에트 연방이 분열된 역사적 사실을 러시아가 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윌슨센터 윌리암 포메란즈 연구원은 “현재 러시아는 자국 경제 위축, 국제 유가 하락 등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히 우크라이나 내전도 계속되는 가운데 또 다른 군사 도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정치ㆍ경제ㆍ외교 등 입체적인 면에서 자국 이익을 감안한 이유 있는 군사행동이라는 견해도 힘을 얻고 있다. 먼저, 시리아 러시아의 관계가 역사적으로 각별하다. 시리아가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1944년 당시 소련은 시리아와 즉각 외교 관계를 수립했고, 1945년에는 서방 국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리아를 유엔 창설멤버로 참여시켰다. 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과는 그의 아버지인 파헤즈 알아사드가 집권했던 1971년부터 우호 관계를 유지해 왔다. 40년 이상 시리아를 통치해 온 하페즈-바샤르 정권 역시 ‘반 서방 친 소련‘ 정책으로 러시아에 화답했다.

시리아는 러시아에게 군사ㆍ경제적으로도 중요하다. 1971년 시리아 타르투스항에 건설한 해군기지는 구 소련영토를 제외하면 러시아 유일의 해외 군사기지다. 또 시리아는 무기 수입의 50% 이상을 러시아에서 공급받고 있다. 아사드 정권이 무너지면 러시아는 거대 무기 수출 시장을 하나 잃는 셈이 된다. 또 러시아 에너지 기업들은 시리아 내 석유ㆍ가스 개발, 가스관 건설 공사 등에 대거 참여하고 있다.

특히 2011년 친 러시아 인사인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대통령이 피살된 것은 러시아의 이번 행동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 러시아는 내전 중이던 리비아에 대한 서방국들의 군사 공격을 허용했고, 이후 러시아에선 “중동 우방국 중 하나를 너무 쉽게 서방에 내줬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푸틴의 입장에서는 시리아로 전선을 확대함으로써 현재 미국이 문제 삼고 있는 우크라이나ㆍ크림반도 문제를 희석시킬 수도 있다. 한 외교 전문가는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무리하게 게임 판돈을 올림으로써, 악화되는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주변의 시선을 돌리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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