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이상 39명 만찬 초대
정의화(사진) 국회의장이 20일 새정치민주연합 중진 의원들을 잇따라 서울 한남동의 의장공관으로 초청해 만찬회동을 갖는다. 국회의장이 여당이나 야당 지도부를 공관으로 초청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지만 야당 중진들을 단체로 초대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의장실에 따르면 이날 만찬에는 이석현 국회부의장,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등 3선 이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39명이 초대됐다. 정 의장은 이어 27일 새정치연합의 재선의원들도 공관으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할 계획이다.
정 의장의 야당 끌어안기는 평소 소신인 의회정치 구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정 의장 측 관계자는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과는 이미 만찬회동을 가졌다”며 “의장공관을 의장의 전유물이 아니라 여야 화합의 공간으로 만들자는 의미”라고 밝혔다. 초대를 받은 새정치연합 중진 의원도 “정 의장이 야당 의원들을 잇따라 공관으로 초청하는 것은 평소 소신인 의회정치를 구현하기 위해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 의장은 세월호특별법 제정이나 국회법 개정안 등 쟁점 현안마다 여야 중재에 나서는 의회주의자의 면모를 보여왔다. 과거 정치적 고비마다 여권의 후원군 역할을 한 관례를 따르기보다는 중립적 위치에서 국회를 운영하면서 친정인 새누리당으로부터 “야당 편을 든다”는 볼멘소리까지 듣기도 했다. 하지만 그 때마다 정 의장은 “여야 모두에게 불평을 듣더라도 야당 편 51%, 여당 편 49%를 든다”고 반박해 왔다.
정 의장의 광폭 행보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팽팽하게 진행되고 있는 여야의 룰 전쟁을 중재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 의장이 야당의 협조까지 활용해 존재감을 키우려 한다는 시선도 없지 않다”면서도 “총선룰을 둘러싸고 여권은 여권대로, 야권은 야권대로 공방을 벌이는 상황에서 국회의장의 적극적인 스킨십은 의회정치를 강화하는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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