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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이 네 귀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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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이 네 귀를 차지했다

입력
2015.10.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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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박하민 초단

흑 변상일 4단

예선 결승전 제1국

<장면 4> 우변에서 흑이 1로 붙였을 때 <참고1도>처럼 받는 건 백이 너무 당한 모습이다. 지금은 당연히 2로 젖혀서 반발하고 싶다. 4, 6까지 진행된 다음 우변 흑 두 점이 바로 움직이는 건 무리다. 변상일이 7로 붙여서 상변 백을 먼저 건드린 게 고수다운 수법으로 이른바 ‘성동격서’의 의미가 담긴 ‘기대기 전술’이다. 상대의 응수에 따라 우변 흑돌의 처리 방향을 결정하려는 것이다.

백의 응수가 쉽지 않다. 마음 같아서는 당연히 <참고2도> 1로 젖히고 싶지만 흑이 2로 맞끊어서 싸움을 걸어올 게 뻔하다. A의 단점 때문에 백이 마음 놓고 싸우기 어렵다. 그래서 박하민이 아예 8로 이어서 우변 흑 두 점을 확실히 잡았지만 대신 흑도 9로 상변 백 한 점을 제압해서 충분히 손해를 벌충했다.

이렇게 되고 보니 어느덧 흑이 네 귀를 모두 차지한 모습이다. 박하민이 10으로 좌하귀에 다가섰을 때 변상일이 재빨리 11부터 15까지 선수한 다음 17로 상변에 한 번 더 말뚝을 박아서 계속 실리를 벌어 들였다. 이제는 흑이 확실히 실리에서 한 발 앞섰다. 백이 좀 더 분발해야 할 것 같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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