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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기다린 아이를 낳은 지 53일 만에 죽인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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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기다린 아이를 낳은 지 53일 만에 죽인 엄마

입력
2015.10.01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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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문제로 다투다 이혼 얘기 오가

남편 "보육원 보내겠다" 말에 격분

익사시킨 후 자살 시도하다 체포돼

결혼 12년 만에 어렵게 얻은 딸을 태어난 지 53일 만에 죽인 비정한 엄마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자신의 딸을 익사시킨 혐의(살인)로 김모(40ㆍ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남편 유모(41)씨와 육아 문제로 심하게 다퉜다. 이혼 얘기가 오가자 남편은 홧김에 “내가 딸을 맡아 키우다가 못 키우면 보육원에 보내버리겠다”고 말했다. 이에 격분한 김씨는 이튿날 오전 유씨가 출근한 뒤 양천구 신월동 자택 화장실에서 아이를 익사시켰다.

이날 오후 8시쯤 퇴근한 유씨는 화장실 앞에 “딸은 내가 좋은 데로 데려갈게. 행복하게 살고 싶었는데 우리 가정은 끝나네. 미안해”라고 적힌 쪽지를 발견하자 경찰에 가출 신고를 했다. “자살하겠다”는 부인의 전화를 받은 유씨가 파출소에 간 사이 집으로 온 동생은 화장실에서 숨져 있는 아기를 발견해 신고했다. 경찰은 김씨가 전화한 공중전화 발신지를 추적, 이날 오후 9시 50분쯤 인천 소래포구 광장에서 그를 긴급체포했다.

조사결과 김씨는 평소 양육 문제로 남편과 자주 다툰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아이 문제로 남편과 싸우다가 딸을 보육원에 보내겠다는 말에 화가 나 딸을 죽이고 나도 죽어서 모든 것을 끝내고 싶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김씨는 범행 후 서울과 경기 변두리 지역을 돌아다니며 자살할 장소를 물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2003년 결혼한 유씨 부부는 그 동안 아이를 갖지 못해 갈등을 겪어 왔고, 올해 8월 어렵게 딸을 낳은 후에도 육아와 역할 분담, 경제 사정 등 문제로 자주 다퉜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딸을 죽인 사실에 괴로워하며 현재 식사도 거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2일 부검을 실시한 뒤 남편 등을 상대로 추가 수사를 할 계획이다.

안아람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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