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출 전년 대비 8.3% 감소
9개월째 내리막… 수입도 크게 줄어
5년만에 1조달러 아래로 추락 위기
수출 감소가 9개월째 이어지면서 정부가 세운 5년 연속 무역 1조달러 달성 목표가 어려워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이 435억7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 감소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달 수입도 346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1.8% 감소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9월(-24.7%) 이후 6년 만에 가장 크게 줄었다. 그 바람에 무역 수지는 89억4,300만달러로 불황형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수출은 6년 만에 최대 감소폭(-14.7%)을 기록한 8월보다 감소세가 둔화됐지만 여전히 유가 하락에 발목을 잡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유가 하락의 영향을 받는 석유화학과 석유제품, 인도물량이 없었던 선박이 고전한 가운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노트5’ 등의 판매 호조와 기아자동차의 ‘K5’ 신차 효과 등을 봤다”고 설명했다.
9월까지 누적 무역규모는 7,278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교역액(8,212억 달러) 보다 11.4% 줄었다. 따라서 4분기 교역액이 2,722억달러를 넘지 않으면 올해 무역 1조달러를 달성하기 힘들게 됐다. 올들어 분기별 교역액은 2,500억달러를 넘은 적이 없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기 침체, 수출 단가 하락, 저유가 지속 등 여러 가지 악재가 겹쳐서 남은 3개월간 극적 반전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관측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의 신승관 동향분석실장은 “하반기 유가가 배럴당 45달러 안팎에 머무르고 있어 수출의 17%를 차지하는 석유화학과 석유제품, 수입의 30%를 차지하는 원유, 액화천연가스(LNG), 석유제품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며 “자동차와 휴대폰 신제품 출시, 연말 할인행사 등으로 수요 증가를 감안해도 무역 1조 달러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인호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유럽연합(EU) 지역의 내수경기 회복세, 전망치를 상회한 중국의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연말 북미의 블랙프라이데이(11월)와 유럽의 박싱데이(12월) 세일 등을 감안하면 10월까지 가봐야 1조달러 달성 여부를 알 수 있다”며 “수출입 모두 유가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유가에 달성 여부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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