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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소리 들으려면… 자산 100억·月생활비 1000만원쯤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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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소리 들으려면… 자산 100억·月생활비 1000만원쯤 돼야

입력
2015.10.0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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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적금에서 주식으로 눈 돌리고, 연금·보험 등 미래 대비도 공들여

손주 돌보는 데 한달 100만원 훌쩍… 금융상품으로 사전 증여하기도

한국의 부자들은 보유 자산이 100억원 이상은 돼야 ‘부자의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부자들은 예ㆍ적금 등 보수적으로 자산 관리를 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엔 주식과 같은 위험 투자처로 눈을 돌리는 경향을 보였으며, 5년 간 하락 추세이던 부동산 투자 비중도 늘린 것으로 드러났다.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자사 PB고객(금융자산 10억원 이상) 1,09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2015 코리아 웰스 리포트’에 따르면 이들이 생각하는 부자의 최소 자산 규모는 평균 109억원이었다. 100억원 이상이라고 답한 비율이 51%로 절반을 넘었다.

가구당 월 평균 지출은 972만원. 지난해(1,028만원)보다는 50만원 가량 줄었다. 보고서는 부자들이 향후 경기를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것이 지갑을 닫게 만든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부자들이 가장 많이 돈을 쓰는 항목은 ‘연금과 사회보험’(262만원)으로 미래 대비용 성격이 짙었다. 특히 연금과 사회보험 지출 항목은 전년 대비 30%나 급증했고, 앞으로 이에 대한 지출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비율도 16%나 됐다. 반면 일반 가정의 연금과 사회보험 지출은 평균 1만3,000원에 불과했다.

부자들은 최근 부동산 비중을 늘리고 고위험, 고수익 금융투자로 갈아타는 등 자산 구성에 적잖은 변화를 주는 경향이 나타났다. 부자들의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금융위기 직후(51%)부터 지난해(44%)까지 지속적으로 줄어들다 올 들어 47%로 반등했다.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에 따라 올 들어 부동산 시장이 꿈틀대고 있는 영향으로 보인다. 특히 향후 자산 구성에서 부동산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답변한 비중이 작년 10%에서 올해는 15%로 크게 늘었고, 금융기관 대출을 받을 의향이 있는 응답자(49%) 중 가장 많이 꼽은 대출 용도가 ‘거주주택 이외 부동산 마련’(28%)이었다. 보고서는 당분간 부자들의 부동산 투자 열기는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금융자산 포트폴리오에서도 변화가 눈에 띈다. 지난해 대비 안전자산인 예금(40%→36%)은 줄고, 고위험, 고수익 상품인 주식(14%→19%) 비중은 높아졌다. 부자들은 향후 관심 금융자산으로도 은행지수연계신탁(16%) 단기 고금리성 상품(11%) 주식형 펀드(10%) 예금(8%) 순으로 꼽아 투자형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음을 보여줬다. 김지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과거 예ㆍ적금 중심으로 보수적으로 자산 관리를 하던 부자들이 금리 하락 추세가 지속되면서 안전 자산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자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주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자들은 자녀는 물론 손주 사랑이 남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손주를 정기적으로 돌보는 부자는 6%에 불과하지만 용돈은 받지 않고, 되레 육아 비용을 부담했다. 정기적으로 손자를 돌보는 6%의 부자들 중에서 손주 양육비를 정기적으로 지원한다고 답변한 비중은 64%였고, 손주를 돌보지 않는 경우에도 3명 중 1명(34%)은 정기적으로 손주 양육비를 지원했다. 부자들이 손주에게 쓰는 연간 평균 총 지출액은 약 1,486만원, 월 100만원을 훌쩍 넘었다. 부자들은 이외에도 29%가 사전증여를 통해 손주 명의로 예ㆍ적금, 보험, 펀드 등 금융상품을 가입하고 있었다.

부자들의 절반 이상(53%)은 ‘현재의 부와 지위를 얻는데 있어서 인맥을 통해 결정적인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고, 인맥의 대물림을 위해 자녀의 인맥 관리에도 직ㆍ간접적인 도움을 주고 있었다. 부자들의 70%는 자녀들의 인맥 쌓기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답했으며 이를 위해 ‘학군이 좋은 곳으로 거주지 이전’ ‘자녀 친구 부모들과 친목 관계 형성’ ‘유학’ 등의 방법을 동원한다고 밝혔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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