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반발에 수업권 박탈당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녀 전효선(53) 서경대 교수가 ‘수업준비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강의 수강생의 절반 이상을 내쫓았다가 학생들의 반발로 수업권을 박탈당했다.
1일 서경대와 재학생들에 따르면 전 교수는 지난달 18일 교양영어 수업인 ‘토익’ 강의 도중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하는 등 예습을 제대로 해 오지 않은 학생을 강의실 밖으로 내쫓았다. 당시 20명 정원인 강의에서 수업에 배제된 학생은 절반이 넘는 15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실은 이튿날 수강생들이 학교 온라인 익명 게시판인 ‘서경대 대나무숲’에 당시 상황을 제보하면서 드러났다. 학생들은 정상적으로 강의에 출석하는 등 절차상 문제가 없었음에도 강압에 의해 수업에서 쫓겨났다며 전 교수를 비판했다. 한 학생은 “지각도 안 한 학생들을 멋대로 내쫓고 결석 처리하는 것이 가능한 일이냐”며 “전 교수는 이전 학기에도 학생을 여러 번 쫓아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또 다른 학생은 “마음대로 행동하시는 교수님 수업을 받으면서까지 비싼 등록금을 내야 하나요”라고 토로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학교 측은 “강의 방식은 교수의 고유 권한이라고 생각하지만 전 교수를 교체해 달라는 학생들의 불만이 높아 교양영어 수업에서 뺐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과거 ‘편법 임용’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는 2006년부터 교양과정부 전임강사로 일하다 2012년 조교수로 승진했는데, 강사 임용 당시 학교 측이 제시한 학위(영어학 석사) 요건과 전 교수의 학위(법학)가 부합하지 않는 등 각종 특혜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전 교수는 또 2013년 7월 돌연 휴직원을 제출하고 대외 활동을 중단했다가 1년 8개월여 만인 올해 3월 강단으로 복귀해 배경을 두고 말들이 많았다. 그가 휴직을 신청한 시점은 전 전 대통령에게 부과된 추징금(2,205억원)의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집행실적이 미미해 여론의 비난이 컸을 때였다. 전 교수는 복직 후 교양과정부 ‘커뮤니케이션영어’와 ‘토익’ 강의를 맡아 왔다.
김현빈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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