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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 포장지에 속았다… 99%는 밀집철창사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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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 포장지에 속았다… 99%는 밀집철창사육

입력
2015.10.0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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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란계 99%가 A4 3분의 2크기에 6마리를 몰아서 사육하는 배터리 케이지에 의해 생산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산란계 99%가 A4 3분의 2크기에 6마리를 몰아서 사육하는 배터리 케이지에 의해 생산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초원에 방목하는 닭 농장 사진과 함께 ‘방사’,‘친환경’등의 표시가 된 달걀 상품이 닭의 사육환경도 좋을까. 실제로는 상당수가 A4 3분의 2에 6마리 암탉을 넣어 사육하는 밀집철창사육(배터리 케이지)에 의해 생산된 것으로 조사됐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와 녹색당,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 등 3개 단체는 1일 오전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와 CJ제일제당을 공정거래위원회에 허위·과장광고 행위로 신고한다고 밝혔다.

3개 단체는 홈플러스의 ‘그린라이프 방사 유정란’ 포장지에는 초원에서 방목하는 닭과 농장의 사진과 함께 ‘방사 유정란은 깨끗한 자연환경에서 암탉과 수탉이 어울려 낳은 생명을 존중한 안전한 계란’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CJ제일제당의 ‘더 안심 건강란’에도 초원에 방목 중인 닭·농장 사진을 배경으로 ‘맛있는 자연주의 프레시안’이라는 표시가 돼 있다.

실제로는 밀집철창사육에 의해 닭을 키우면서도 상품에는 방사해서 키우는 것으로 오해하도록 상품을 포장한 CJ제일제당의 더안심건강란(왼쪽)과 바닥에 있지만 가둬 키우는 평사에서 사육하면서 방사의 표현을 쓴 홈플러스의 그린라이프 방사유정란. 카라 제공
실제로는 밀집철창사육에 의해 닭을 키우면서도 상품에는 방사해서 키우는 것으로 오해하도록 상품을 포장한 CJ제일제당의 더안심건강란(왼쪽)과 바닥에 있지만 가둬 키우는 평사에서 사육하면서 방사의 표현을 쓴 홈플러스의 그린라이프 방사유정란. 카라 제공

김현지 카라 활동가는 “지난주 현장을 방문해 확인한 결과 CJ제일제당은 닭을 초원에 방사하는 대신 배터리 케이지에 사육하고 잇었고 홈플러스는 바닥에서 가둬키우는 형태인 평사의 방법으로 달걀을 생산하고 있었다”며 “거짓 광고로 소비자를 속여 달걀을 더 비싸게 받은 셈”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친환경’, ‘무항생제’등 소비자가 봤을 때 사육환경도 좋은 것으로 헷갈리도록 홍보된 제품이 대다수지만 국내 산란계 99%가 배터리 케이지 안에서 밀집 감금 사육되고 있다는 게 카라의 설명이다.

배터리 케이지(Battery cage)는 철창 케이지를 겹겹이 쌓아 올린 구조물에 동물을 사육하는 방식으로, 보통 가로 0.5m·세로 0.5m 철창에 암탉 6마리를 넣어 사육한다. 닭 1마리에 주어지는 공간은 A4 용지 1장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하다.

또 온라인으로 조회하면 생산농가까지 추적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공식 인증마크의 생산자인증번호도 달걀 집하장인 취급자인증번호로 대체할 수 있다. 때문에 취급자가 포장상 농가정보를 따로 명시하지 않으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생산농가를 알 수 없게 되어 있다.

현재 케이지 사육이 금지되어 있는 ‘동물복지인증’을 받은 농가는 68군데로 이 가운데 방목을 하는 농가는 15곳에 불과하다.

장서연 변호사는 “이번 공정위 신고는 그동안 기업들이 축산농장 동물의 사육방식에 대해 실제와 다른 허위·과장 광고로 부당한 이득을 취해온 관례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이라며 “공정위가 유사 사례에 대해서도 전면 조사해 개선할 부분을 개선하고 사육환경 표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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