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투신 교수 추모 현수막 훼손, 경찰 수사

부산대 투신 교수 추모 현수막 훼손, 경찰 수사

고 고현철 교수 현수막에 비난성 낙서 발견

총장 직선제를 요구하며 투신해 숨진 고현철 부산대 교수의 추모 현수막 36장에 비난성 낙서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부산대 교수회(회장 김재호)는 교내 설치한 추모 현수막에 붉은색 스프레이 글씨의 낙서를 발견하고 지난달 30일 교수회장 명의로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낙서의 내용은 ‘자살공격 악령사기 OUT’, ‘외적독재용 직선노예제 OUT’ 등이다.

대학본부가 확인한 폐쇄회로(CC)TV에는 약 170㎝의 키에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낀 남성이 지난달 30일 오전 3시~5시 사이에 스프레이통을 들고 학내를 배회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재호 부산대 교수회장은 “일종의 폭력”이라며 “학내 설치한 현수막에 고인을 욕보이는 행패를 부린 것을 용서할 수 없어 고발장을 접수했다”고 비판했다.

경찰은 훼손된 현수막을 확보하는 한편 CCTV 화면을 토대로 용의자 신원을 파악 중이다.

한편 이 현수막은 학내 구성원들이 앞서 8월 17일 고 교수 투신 이후 교내 곳곳에 설치한 것이다. 현수막에는 “고 고현철 교수님의 뜻을 지키겠습니다”, “민주주의 상징 총장직선제를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등 학내 민주화에 대한 고인의 염원이 담겼다.

부산=정치섭기자 su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