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30일 “이스라엘과 맺은 협정에 더는 매여 있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압바스 수반은 이날 미국 뉴욕 맨해튼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0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스라엘이 정착활동(settlement activities)을 중단하지 않고, 양측이 맺은 합의에 따라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하지 않는다면 우리만 협정을 지킬 수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협상을 위한 협상에 시간을 더는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 협상에도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어 “지금 필요한 것은 이스라엘의 점령을 끝내는 것을 감시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만드는 것”이라면서 “그때까지는 유엔이 팔레스타인 국민을 보호하는 노력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압바스 수반이 언급한 합의는 1993년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가 맺은 이른바 ‘오슬로 합의’이다. 이 합의는 가자지구에서 5년 동안 팔레스타인의 자치를 일부 인정하는 대신, 이스라엘이 안보 통제권을 보유하고 영구적인 평화 정착을 위해 협상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양측의 협상은 1999년에 끝내 결렬됐고, 2000년부터 새로운 갈등이 전개됐다.
압바스 수반의 이날 연설과 관련해 이스라엘은 반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압바스 수반의 말은 기만적이다. 그리고 중동에서의 파괴를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엔총회 연설을 끝내고 나서 압바스 수반은 유엔본부 로즈가든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깃발 게양식에 참석했다. 비회원인 팔레스타인 깃발이 유엔본부에 게양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팔레스타인 깃발이 게양된 것은 ‘비회원도 깃발을 게양할 수 있다’는 팔레스타인의 결의안이 유엔총회를 통과한 데 따른 것이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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