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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9금으로 술술 배우는 영문법… '몰래 읽는 19금 영문법' 저자 이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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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9금으로 술술 배우는 영문법… '몰래 읽는 19금 영문법' 저자 이수련

입력
2015.09.3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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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 소설이 아니라, '19금 영문법'이 나왔다.

▲ 이수련, 몰래 읽는 19금 영문법 (완두북스) (사진제공=완두북스)

생뚱맞고 기발하기 짝이 없다. 자유분방하고도 도발적인 언어로 쓰인 이 문법책에는 흔히 말하는 '점잖은 언어' 대신 똥, 성, 섹스, 자위 등 금기시되는 단어가 버젓이 적혔다. 당연히 학습서를 발행하는 많은 출판사에서 거절을 당했고 저자 이수련씨는 결국 1인 출판사를 차리기에 이르렀다.

저자는 '뇌는 19금을 좋아한다'는 다소 파격적인 논리를 앞세워 어렵고 딱딱하기만 한 영어 문법들을 기억하지 않으려해도 기억이 날 것이라며 자신있게 말한다. 문법 설명뿐만 아니라 예문까지 19금 상황극이라 하니 시중의 수많은 두꺼운 영문법 책들과 달리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읽게될 것 같다.

도대체 왜 이런 '모험'을 감행했을까. 용감한 그녀, 이수련 작가를 만났다.

- 19금 소설은 있어도 19금 영문법은 새롭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최초의 계기는 무엇이었나.

"강의를 하면서 학생들이 오랫동안 영어공부를 해왔지만 영어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이 많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특히 학생들이 자신없어하는 부분이 영문법이었다. 토익 같은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문법이 필수인데, 영문법은 졸음을 쏟아지게 만드는 수면제였다. 학생들의 눈이 번쩍 뜨이는 얘깃거리들이 뭐가 없을까 고민하다가 남자친구, 여자친구 사이에서 벌어질 수 있는 연애사를 수업에 접목해 가르쳤는데 효과 만점이었다. 이에 졸리지 않은 문법책을 써야겠다고 생각했고, 수업 시간보다는 좀 더 수위를 올린 '19금 영문법'을 쓰게 됐다."

- 출판사에서 모두 거절을 해 직접 1인 출판사를 세웠다고 알고 있다. 1인 출판을 하면서 어떤 어려운 점이 있었나.

"출판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어서 1인 출판 강의만 세 번을 들었다. 디자이너, 인쇄소, 제지사, 배본사 등을 찾아다니며 관계를 개척해나가는 것이 정말 힘들었다. 영화, 음악 관련 인용이 많아서 저작권 관련 강의를 찾아 듣기도 했다. 일러스트레이터와 작업할 경제적 여건이 되지 않아서 무료 사진을 찾아 힘들게 삽입을 했는데, 뒤늦게 좋은 사진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걸 알고 700장 이상의 사진을 하나하나 구입해서 전부 교체하던 과정은 정말 다시 돌이키고 싶지 않을 정도다.

- 이 책을 쓰게 된 배경 중 '뇌는 19금을 좋아한다. 뇌는 야한 것을 좋아한다'는 말이 있던데 본인의 경험에서 나온 말인지 궁금하다.

▲ 몰래 읽는 19금 영문법 (사진제공=완두북스)

"책 속의 19금적인 요소나 말투에 거의 모든 사람들이 내가 남자라고 생각했다. 독자에게 놀라움을 준 부분이 있다면 각고의 노력으로 리서치한 결과다. (웃음) 음지에서 음탕하게 음성적으로 벌어지는 음흉한 것들을 즐기지는 않지만, 읽는 순간 슬며시 입꼬리가 올라가는 정도의 19금 이야기는 신기하게도 한번 들으면 바로 저장되어 기억이 나는 내 경험이기도 하다. 그런데 야한 이야기들이 기억력 측면에서 저장성과 전달력이 강하다는 건 증명이 된 사실이다. 미국 저널리스트 조슈아 포어는 세계 기억력 챔피언으로 유명한 에드 쿡을 인터뷰하다가 자신이 에드에게서 기억력 강화 훈련을 받게 된다. 가장 음탕하고 우스운 이미지를 만들어 정보와 연결시키는 이 방법으로 조슈아 포어는 1년 만에 전미 기억력 챔피언이 된다. 뇌는 자극을 받아야 집중하고, 집중해야만 저장하는데, 야한 자극일수록 더욱 더 생생한 기억으로 남는다는 것이 증명된 사례다."

- '뇌가 납득할 수 있게 스토리를 이용해서 설명한다'고 했는데, 쉬운 예시를 든다면.

"아마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혼동하는 부분이 부정의문문일 것이다. 우리나라 남자가 외국 여자랑 연애를 하는데 외국 여자가 "Don't you love me? 나 사랑 안 해?"라고 물었다. 우리나라 남자가 우리말 답하는 식으로 "아냐! 사랑해!"라고 말하려고 "No!"를 외치면, 그 순간 관계는 끝나는거다. 우리말과 영어의 관점 차이 때문이다. 영어는 상대방의 질문에 구애받지 않는다. 내 마음만 표현하면 그만이다. 질문을 긍정으로 물어보든, 부정으로 물어보든 상관없이 내가 사랑하면 '응, 사랑해.', 내가 사랑하지 않으면 '아니, 사랑 안 해.'다. 영어는 '응' 해 놓고서 '사랑 안 해'라고 말을 뒤집지 않는다. '아니'라고 말문을 열었으면, 뒷말은 당연히 부정인 '사랑 안 해'가 되는거다."

- 현재 대학교에서 강의 중인데, 이 책을 읽은 동료 교수나 학생들의 반응은 어떤지.

"동료 교수들은 어떻게 영문법 책을 19금으로 쓸 생각을 했는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며 놀라워한다. 기성세대가 아닌 20대의 신세대에게도 충격이기는 마찬가지였다. 학생들에게 19금 영문법 책을 출간했다고 하니까 교실이 떠나갈 정도로 소리를 지르며 흥분했다. 성의 세계는 학습의 세계와 분리되어 왔는데 그 영역의 경계를 무너뜨린 학습서는 처음이기에 당연히 어색하고 불편할거다. 학생과 교수 사이의 체면으로 무장된 공적관계를 깨고, 가장 은밀하고 사적인 19금 토크로 손을 내민다는 것에 동료 교수와 학생들은 나를 굉장히 용감한 여자로 본다."

- 흔히 말하는 '점잖은 언어'로 쓰인 책이 아니라 똥, 성, 섹스, 자위 등 금기시되는 단어가 아무렇지도 않게 책에 쓰이고 있는데 책을 쓰면서 창피한 적은 없었나.

"내 글이 창피하다고 생각했다면 출간하지 못했을거다. 점잖아야 할 교수, 그것도 여자가 쓴 책에서, 학생들이 이런 단어들을 만났을 때 민망해 질 수 있다는 건 예상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세련되고 거부감 들지 않는 유쾌한 19금 책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고, 정도가 지나치거나 더럽다고 느껴지지 않게, 그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게 쓰려고 했다. 그 한계선을 어디까지 할지 매순간 수위 조절을 고민하며 글을 썼다."

- 19금 영문법을 읽게 될 독자는 중·고등학생에 비해 영어공부를 할 필요성이 비교적 적을텐데 회화도 아닌 문법을 공부해야 할 필요가 있나.

"직장인들에게는 토익이 필수인 경우가 많다. 토익을 준비하지 않더라도 영어 트라우마가 있다면서 영어 한번 제대로 공부하고 싶다는 성인이 의외로 많아 놀랄 정도다. 이런 사람들에게 문법은 반드시 한번은 밟고 건너야 할 다리다. 성인 학습자들이 주저하는 이유가 '틀릴까봐' 아닌가. 틀렸다는 기준은 바로 문법이다. 두려움이 없어야 자신있게 말하고 쓸 수 있다. 말하기도 결국 영작이다. 자신의 얘기를 하려면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야 하는데, 문법 없이는 단어를 나열할 뿐이지 문장이 되지 않는다. 결국 성인에게는 문법이 자신감의 바탕이 되고, 유창성의 도약대가 되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

- 몇 권까지 집필할 계획인지도 궁금하다.

"현재 2권 '자다 읽는 19금 영문법', 3권 '하다 읽는 19금 영문법'을 집필 중이다. 문법을 스토리로 설명하면서 예문과 삽화, 표도 풍부하게 넣으려다보니 세 권까지 늘어났다. 책이 너무 두꺼워지면 작은 부록을 덧붙여 마무리를 하는 한이 있어도 예상한 내용은 포기하지 않고 전부 넣으려고 한다."

▲ 이수련 작가는

▲ 이수련 (사진제공=완두북스)

이수련 작가는 이화여대 영문과 졸업 후 영어 교재 개발을 전문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국제영어대학원대학교(IGSE) 교재개발학과에서 학업을 마쳤다. 이후 각종 출판사 영어 교재의 구성 및 집필, 윤선생 문법 강의 프로그램의 시나리오 집필과 강의를 했다. 아주대학교 어학원, 동덕여대, 연세대학교를 거쳐 현재는 가천대학교, 연성대학교에서 Academic English, TOEIC을 강의 중이다.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직접 개발한 스토리식 문법 설명과 기발한 암기법을 기반으로 획기적인 19금 컨셉트의 이 책을 출간했다. 19금 영문법 시리즈 2편 '자다 읽는 19금 영문법', 3편 '하다 읽는 19금 영문법'은 집필 중에 있다. 현재 '완두영어 by 완두북스' 블로그를 운영하며 영어 울렁증 극복을 위한 쉽고 재미있는 영어 컨텐츠를 개발해나가는 중이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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