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 달아 실시간 위치 파악, 주인 목소리 들려주는 기술도
활동정보 기록해 운동 추천까지… 충성도 높은 고객 많아 빠른 성장
요즘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 키우는 집이 많다. 문제는 관리다. 날마다 꾸준히 운동이나산책 등을 하며 보살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추석 연휴처럼 장기간 집을 비울 경우 고민스럽다.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해 주는 반려동물을 위한 디지털 서비스가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동통신 업체인 SK텔레콤은 올해 ‘T펫’과 ‘펫핏’을 잇달아 내놨다. T펫은 500원 동전 크기만한 20g짜리 목걸이다. 이 목걸이를 강아지나 고양이에게 달아주면 반려동물에 대한 정보를 주인의 스마트폰으로 통보해 준다.
특히 위치확인장치(GPS)와 와이파이 등을 이용해 길안내 소프트웨어인 ‘T맵’과 연동하면 반려동물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반려동물을 잃어버릴 걱정이 없다. 또 활동량도 세세하게 확인해 건강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재미있는 점은 T펫 소프트웨어에 주인의 음성을 녹음해두면 동물이 차고 있는 T펫 기기에서 주인의 목소리가 흘러 나와 항상 같이 있는 느낌을 준다. 주인이 멀리 떨어져 있어도 “금방 갈게”, “이제 밥 먹을 시간이야” 등 주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관련 기기를 구입하고 다달이 이용료를 내야 한다. T펫 월 이용료는 5,000원, 기기 가격은 10만원이다.
펫핏은 비만 위험이 있는 개들을 위해 특화된 제품이다. 운동량, 수면량 등 모든 활동정보를 일러줄 뿐 아니라 종류, 나이, 몸무게 등을 입력하면 적당한 운동까지 추천해준다. 역시 관련 기기를 반려 동물에게 달아줘야 한다. 기기 가격은 6만9,000원이다.
LG유플러스가 반려동물을 위해 내놓은 ‘맘카’ 서비스는 가정용 폐쇄회로(CC)TV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즉, 주인이 집을 비운 사이 애완동물의 움직임을 영상으로 기록해 준다. 응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100만화소급 화면을 3배까지 확대해 볼 수 있고 적외선으로 야간 촬영까지 할 수 있다. 반려동물의 움직임을 최대 240시간까지 저장할 수도 있다. 제품명은 감시하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어머니의 마음을 담았다는 점을 강조해 맘(Mom) 카메라를 줄여서 붙였다.
쌍방향 워키토키 기능도 있어서 스마트폰에 깔린 앱을 통해 주인의 목소리를 들려줄 수도 있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출근 뒤, 혹은 장시간 집을 비울 때 반려동물 상태를 확인해보기 위해 이 서비스를 많이 이용한다”고 말했다.
이용료는 LG유플러스의 인터넷 서비스를 함께 쓸 경우 월 7,000원, 그렇지 않으면 월9,000원이다. CCTV 임대료는 약정기간에 따라 월 6,000~1만1,000원이다.
반려동물들을 위한 문화 콘텐츠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도그TV’다. 2012년 미국에서 제작돼 국내에 들어온 도그TV는 지난해부터 CJ헬로비전 등 케이블 방송과 올레TV 등 인터넷(IP)TV에서 서비스 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100만마리의 시청견을 확보하고 있다.
개의 눈높이에 맞춰 집에 혼자 있는 개들이 즐길 만한 영상물을 내보내는 반려견 전용 TV채널이다. 방송 프로그램은 개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동물심리학자들이 참여해 과학적으로 만든다. 개들이 붉은 색과 초록색을 구분 못하고 주의력 집중시간이 3~5분이라는 점을 감안해 영상을 제작한다. 내용은 주로 홀로 남겨진 개들이 사회성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것들로 구성된다. 이용료는 월 8,000원이다.
KT는 IPTV 서비스인 올레tv에 강아지 전용 오디오 채널 ‘도그 앤 맘’도 개설했다. 수의학자, 음향심리학자들이 참여해 개들의 정서적 안정에 도움이 될만한 3,000여곡의 노래를 뽑았다. 이용료는 따로 없다.
‘퍼피랑키티랑’은 반려동물 건강관리수첩을 디지털화한 앱으로 자주 찾는 동물병원을 등록하면 병원 관련 정보가 자동으로 입력돼 건강 관리를 손쉽게 할 수 있다. 반려동물 보호자들간 정보교류나 수의사에게 묻고 답하는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인기다.
스마트폰 앱으로 내려받는‘펫북’은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끼리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지난해 반려동물등록제가 도입된 데 맞춰 인식표 기능도 부여했다. 목걸이에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면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로 주인이 만든 프로필을 확인할 수 있다. 잃어버린 개를 찾을 때 유용한 방법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시장은 충성도 높은 고객들이 아낌없이 지갑을 열기 때문에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그만큼 다양한 서비스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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