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증가분의 53%가 60대
지난해 새로 생긴 일자리(사업체 종사자 기준)의 90% 이상이 종업원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체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보다는 중소ㆍ자영업에서 훨씬 많은 고용이 창출되고 있다는 얘기다.
30일 통계청이 내놓은 2014년 전국사업체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사업체의 종사자 수는 전년보다 79만6,825명(4.2%) 증가한 1,997만299명으로 집계됐다.
종사자 규모별로 늘어난 일자리를 보면, 1~4인 사업체에서 21만621명, 5~99인 사업체 47만7,066명, 100~299인 사업체 3만4,662명이었다. 중견기업과 대기업에 해당하는 300인 이상 사업체에서 늘어난 종사자 수는 7만4,476명에 불과했다. 300인 이상 사업체에서 늘어난 종사자는 전체 증가분의 9.3%에 머물렀는데, 이는 전년도인 2013년의 10.0%보다 하락한 수치다.
규모가 큰 기업의 고용 창출 비율이 낮아진 경향에 대해 백필규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큰 기업들이 예전에 내부에서 했던 일을 아웃소싱(기업 내부 활동을 다른 업체에 위탁하는 것)하거나 협력업체에 맡기는 사례가 늘었다”며 “고용 유연성 차원에서 직접 고용을 크게 늘리지 않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은퇴 이후 창업을 했던 베이비붐 세대가 나이를 먹으면서, 60대 이상 연령층이 대표를 맡은 사업체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사업체는 전년보다 14만390개(3.8%) 증가한 381만7,266개로 집계됐는데, 이 중 60세 이상이 대표를 맡은 사업체가 7만3,971개(11.8%) 증가해 전체 증가분의 52.7%를 차지했다. 오삼규 통계청 경제총조사과장은 “60대 이상에서는 폐업(7만건)이 창업(4만건)보다 많았음에도 연령 이동 때문에 그 비율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60대 이상 연령층이 새로 만든 사업체의 업종을 보면 한식점(5,800개), 부동산 중개업소(1,800개), 용달ㆍ개별화물(1,700개) 등이 많았다.
청년 실업의 영향으로 20ㆍ30대의 창업도 크게 늘었다. 대표자가 20~29세인 사업체는 전년보다 1만5,865개(23.6%) 늘었고, 30~39세가 대표인 사업체는 2만8,793개(6.6%) 증가했다. 오삼규 과장은 “20대 창업은 음식점, 카페, 옷가게 등에 집중됐다"며 "직장을 잡기 어려워 창업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세종=이영창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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