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제작 솟대 200여개 장관
한 시골 마을이 솟대의 본고장임을 알리기 위해 솟대 문화축제를 열고 있다.
충북 충주시 동량면 하곡마을 주민들은 3일 마을 안에 조성한 솟대거리에서 솟대를 소재로 한 ‘2015개천안 솟대문화제’를 연다. 이날 축제에서는 마을의 안녕과 발전을 기원하는 희망솟대 기원제, 솟대를 주제로 한 글짓기ㆍ그리기대회, 소망풍선 띄우기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솟대세우기다. 주민들의 농악 연주에 맞춰 참가자들이 솟대를 들고 춤을 추다가 땅에 세우는 행사다.
하곡마을은 예로부터 자연재해가 없고 인심이 좋아 개천안(開天安ㆍ하늘이 열려 편안한 곳)으로 불렸다. 마을 곳곳에는 삼한시대부터 전해내려 온 솟대가 많았다. 1850년대까지 있었던 솟대는 개화기 들어 서서히 사라지다가 나중엔 솟대거리란 명칭만 남았다.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주민들은 개천안솟대문화보존회를 구성해 솟대거리를 재현하기로 마음을 모았다. 주민들은 충주문화원 등의 도움을 얻어 2010년부터 솟대문화제를 열고 해마다 40~50여개의 솟대를 만들어 세우고 있다. 현재 마을 솟대거리에는 주민들이 직접 만든 200여개의 솟대가 하늘을 우러르고 있다.
문화제가 열리는 날에는 하곡마을 출향인사와 자매결연한 기업체 직원ㆍ도시 주민 등이 찾아와 다양한 체험 행사를 즐긴다. 주민들은 손님들에게 따뜻한 점심을 제공한다.
충주문화원 노광호 사무국장은 “개천안솟대문화제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면서 시민들에게 전통문화의 중요성을 되새기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충주를 대표하는 무형문화재로 등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솟대는 높은 장대위에 기러기나 오리 등 새를 깎아 형상화한 조형물이다. 고조선 시대부터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빌기 위해 마을 어귀에 세웠다.
한덕동기자ddha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